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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미드

대체 X파일 10시즌은 왜 만들었나

by DreamTime™ 2016. 2. 19.



방영 전에는 너무 짧아서 아쉬웠는데, 5편까지 방영한 지금은 6편 구성이라는게 감사할 지경이다. 

구태의연한 외계인 음모론을 형편없는 전개 방식으로 보여준 1회는 15년만에 돌아온 멀더와 스컬리를 

다시 본다는데 의의를 두고 봐 넘겼고, 2회는 기존의 엑스파일다운 파라노말 스토리를 펼쳐놨으나 예전같은 

예리함은 온데간데 없고, 멀더와 스컬리의 개인사를 사건과 짬뽕해서 지지부진한 신파극으로 만들어놨지만  

이것도 엑스파일이라는 이유로 참고 봤다. 

엑파 후반기를 연상시키는 코믹 에피소드인 3회가 그나마 좀 볼만했으나, 이것도 몬스터 역으로 나온 배우가 

하드 캐리했다고 보는게 타당하고. 



엽기 고어물 살인사건과 스컬리의 개인적인 비극을 엮어놔서 각각의 스토리가 겉돌았던 4회는 결말도 정말 

병맛같이 내놓고 끝나서 보는 사람 빡치게 만들더니, 드디어 5회에 10시즌 최악의 쓰레기가 나왔다. 

(4회도 결국 예전에 최소 두번 정도는 써먹었던 소재의 형편없는 자기 복제에 불과했다.)


파라노말이라는 소재 자체가 엑파 이후 10여년 동안 무한 복제되서 더 이상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기 힘든게 

사실이긴 하지만, 크리스 카터와 기존 작가들은 감을 잃은 정도를 넘어서, 에피소드 하나를 어떻게 채울지도 

감이 안 잡히는지 수시로 신파와 추억팔이, 열화된 자기 복제로 땜빵을 하고 있다. 


이슬람 과격파의 테러를 다룬 5회는 예전의 엑파라면 사회학적인 관점에서 날카로운 현실 지적도 곁들이면서, 

혼수상태인 범인과 소통을 시도한다는 소재도 좀더 설득력있게 접근했을것인데, 현실은 환자를 죽이려고(!) 어설픈 

시도를 하다가 미수에 그친 간호사의 입을 빌어 이슬람계 이민자에 대한 불평 불만이나 늘어놓는게 전부이고, 

뽕맞은 멀더의 기행을 쓸데없이 길게 늘리면서 이게 엑파인지 캘리포니케이션인지 헷갈리게 만든다. 


스모킹맨이 저승행 배에 탄 멀더에게 채찍질을 하는 장면은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서 헛웃음만 나올뿐이고, 허접한 

CG를 바른 화면은 셀수없이 많이 봐왔던 환타지물의 B급 재현일뿐. 



캐스트에 론건맨을 포함시켜서 낚시를 하더니만, 멀더가 환각에 빠졌을때 스쳐 지나가듯 나오고 끝이라니. 



멀더와 스컬리의 젊은 복제판인 밀러와 아인슈타인 요원을 꺼내놓고 복잡한 전문 용어가 쏟아지는 따발총같은 

대사를 읊게 만들어놓은건 드라마의 전문성을 높이는게 아니라 시트콤으로 만드는 효과를 낳았다. 

파라노말 현상에 대한 믿음을 가진 밀러는 멀더의 미니미이고, 의사 출신에 빨간 머리 아인슈타인은 전성기의 

스컬리보다 더 시니컬한 태도를 고수하는데, 둘다 귀엽기는 했다만 드라마를 더 복잡하고 정신없게 만드는것 외에 

도대체 얘네들이 왜 필요했는지 알수가 없다. 혹시 반응이 좋으면 이 친구들 데리고 스핀오프 만들려고?



5회에서 그나마 재미있었던 부분.

노크 소리에 대한 스컬리의 대답. "Nobody but the FBI's most unwanted."



스컬리 : 이 얘기 하려고 23년을 기다렸다고요.

멀더 : 기분이 어때요?

스컬리 : 꽤 괜찮네요.



저건 1시즌 파일럿에서 스컬리가 멀더의 지하 사무실 문을 노크했을때 멀더가 했던 대사.

나름 의표를 찌르는 재미가 있긴 했지만, 이것도 결국 추억팔이의 하나일 뿐이다. 



듣자하니 폭스가 11시즌도 만들 생각이고, 10시즌 출연료때문에 삐진 질리언 앤더슨을 설득중이라던데, 

제발 10시즌으로 끝을 내고 더 이상은 만들지 말았으면 좋겠다.  

5회까지 본 현재 상황에서 엑파 10시즌을 만든 이유는 딱 한가지밖에 생각이 안난다. 

최악의 시즌이라고 욕먹었던 9시즌 대신 욕받이로 만들기 위해서. 

9시즌->영화->10시즌 으로 가면서 점점 더 망가지고 있는데, 시대를 대표하는 레전드급 걸작이었던 

예전 시즌의 추억까지 망가지기 전에 이쯤에서 끝내는게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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