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추워지니 작년에 병원 들락거리던 때가 생각난다. 

체감상 병원은 대기타는게 90%고, 진찰받거나 치료받는건 10%밖에 안된다고 생각하는데 

병원에 간 첫날도 그러했음. 

아침 일찍부터 준비하고 병원에 갔는데 의사선생 알현한건 점심때가 다 될 무렵. 

잠깐 동안의 진찰 시간이 끝나고 CT촬영을 하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원래는 CT촬영 신청을 하고 1주일에서 열흘은 기다리는게 보통인데, 운좋게 당일 저녁 CT촬영 

대기자 명단에 들어갈수 있었다. 


CT 찍으라는 얘기를 들었을때 제일 먼저 생각난건 검사비였다. 

근데 검사 예약하면서 동의서를 받는데 거기 써있는 부작용이 구토, 어지럼증, 쇼크사.....

왠 쇼크사??? 

드물긴 하지만 CT촬영할때 주입하는 방사성 조영제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최악의 케이스가 사망. 

그래서 어떤 종류의 알레르기가 있는지 엄청 꼼꼼하게 묻던데, 사실 이런건 예측 불가라고 한다.  

대기 시간만 6시간이 넘어서 그동안 공포의 조영제에 대해 검색해보고 마음의 준비를 했다. 

검사를 위해 뱃속을 비워야하니 검사전까지 금식이고, 물도 못마심. 

병원가려고 아침 일찍 빵 한조각 먹은게 전부인데 결국 그날 저녁까지 12시간을 쫄쫄 굶었다. ㅋ 


그리고 하루종일 기다린 끝에 드디어 대망의 CT촬영실 입장.....

드라마나 영화에도 많이 나와서 익숙한 형태겠지만, 어쨌든 CT 촬영기는 대략 이렇게 생겼다.  

옷 갈아입을것 없이 코트만 벗어놓고 몸에 달린 쇠붙이를 다 떼고나서 침대처럼 생긴 부분에 똑바로 누워 

만세를 부르면 촬영 준비 끝. 

누운 상태로 저 둥근 동굴안으로 들어가서 이래저래 촬영을 하고 다시 나옴. 

은근히 쫄았는데 CT촬영 별거 아니잖아 하고 있는데, 촬영 기사분이 좀 따끔할거라면서 손등에 

주사바늘을 찌르는데, 요즘은 대바늘로 푹 찌르는 것도 따끔하다고 표현하나 으아악....

그나마 두꺼운 밴드로 주사바늘을 고정해주면 통증이 좀 완화되는데 이거 정말 아프다. 


겁나게 두꺼운 주사바늘로 조영제가 투입되면서 다시 CT촬영기로 들어가는데, 그렇게 겁주더니 

조영제 별거 아니네 하면서 또 까불다가 촬영기 안에 다 들어갔을때 헬게이트가 열림. ㅋㅋㅋ 

갑자기 몸에 열이 확 오르면서 구역질이 올라오는데, 몸은 좁은 촬영기 안에 들어가있고 순간 멘붕. 

하지만 이 증상은 30초에서 1분만 참으면 깨끗하게 사라진다. 

검사전에 CT 조영제에 대해서 검색했을때 이런 증상에 대한 설명이 나와있어서 미리 마음의 준비를 

했던게 도움이 됐다. 

폐소공포증 있는 사람들은 여기서 패닉이 되면서 쇼크 상태가 올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무사히 촬영을 마치고나면, 겁나게 두꺼운 주사바늘을 빼는데 이놈의 대바늘은 찌를때도 아프고 

찔려있을때도 아프고, 뺄때도 아프고, 뺀 다음에도 아프다. 

가운데 부분이 족히 1cm는 넘어보이는 두껍고 쫀쫀한 밴드를 바늘 뺀 자리에 붙여주면 통증이 좀 가심. 

일어나서 옷을 입는데 조영제 여파인지 몽롱하고 어질어질했다. 

조영제를 쓸어내리기 위해 물을 많이 마실것, 그리고 검사당일 과격한 운동과 음주는 절대 금물이라는 

촬영 기사님의 당부를 들으며 검사실을 나와서 무려 12시간만에 밥을 먹으러 갔다. ㅠ 


결론 : 막상 해보면 CT촬영 별거 아님. 

대기하는 동안 검사실에 드나드는 사람들을 봤는데 다들 멀쩡하게 들어갔다 멀쩡하게 나옴. 

소요 시간은 대략 10분~15분 정도이고, 조영제때문에 잠깐 힘든걸 빼면 X레이 찍는것과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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