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뷰니까 당연히 스포밭 



2016년작 벨기에 영화 'Noces'. 

Noces는 불어로 결혼식이라는 뜻이고, 그래서 영어 제목도 'A Wedding'이다. 

몇년전 벨기에에서 일어난 실제 사건을 토대로 만들어진 영화. 



벨기에 거주 파키스탄계 무슬림 가정의 4남매중 세째인 자히라는 18살의 고등학생. 



파키스탄 전통에 익숙하고 무슬림이라는 표시로 히잡을 쓰긴하지만, 가정에서도 불어를 사용하고 

벨기에에서 성장기를 보낸 자히라는 평범한 유러피안 틴에이저들과 다를바가 없다. 



큰언니는 결혼해서 따로 살고, 잡화점을 운영하는 아버지와 전업주부인 어머니, 그리고 3남매는 비교적 

개방적이고 세속화된 분위기의 화목한 가정을 이루고 산다. 



하지만 자히라에게는 한가지 고민거리가 있는데....

영화는 자히라가 병원에서 임신 중절에 대해 상담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상담의 시작부터 끝까지 카메라가 자히라에게 고정된 롱테이크로 진행되는데, 이 장면에서 알수 있는건 가족들이 

자히라의 임신 사실을 알고있으며, 자히라는 태아에 대한 애정때문에 임신 중절을 원치않는다는 사실이다. 

자히라역 리나 엘 아라비의 카리스마가 빛을 발하는 장면이기도 함. 



보호자로 병원에 따라온 오빠 아미르에게 자히라는 태아를 지키기위해 아버지를 설득해달라고 부탁한다. 



여동생을 아끼는 아미르는 자히라가 원하는대로, 같은 파키스탄계 무슬림인 자히라의 남자친구 타리크와 결혼하게 

해주자고 아버지를 설득하지만 아버지는 계속 임신 중절만을 고집한다.  



설상가상으로 남자친구 타리크도 집안의 반대로 자히라에게 이별을 통보하면서, 자히라에게는 아기를 지킬 

모든 방법이 사라진다. 



그리고 자히라 편인것 같던 오빠도 부모의 입장을 대변하면서 자히라에게 임신 중절을 강요하기 시작함. 



수술실에 들어갔던 자히라는 수술 직전에 잠깐 시간을 달라면서 밖으로 나와, 같이 병원에 와있던 오빠를 놔두고 

그대로 집으로 가버린다. 



세상에 혼자 남겨진듯한 고독함과 깝깝함이 느껴지던 장면. 

뒤늦게 병원에서 따라나온 아미르가 집앞에 혼자 앉아있는 자히라에게 달려오고, 자히라는 오빠에게 자기가 

수술을 받지않았다는 사실을 숨긴다. 



딸이 임신 중절을 했다고 믿는 부모는 자기들 생각에 '사고쳐서 망가진' 딸의 인생을 정상으로 돌려놓기 위해 

파키스탄인과 정략 결혼을 추진한다. 

세명의 남자와 스카이프를 통해 화상 맞선을 본 다음, 자히라의 마음에 드는 남자를 고르라는 것. 

"그런 사고를 치고도 아직 선택권이 있으니 넌 정말 운이 좋다는걸 알아야해." 



임신 문제를 해결하지도 못했는데 결혼 강요를 받고 깝깝해진 자히라는 부모 몰래 집을 빠져나가 친구들과 

클럽에 가서 스트레스를 푼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같은 클럽에 놀러온 오빠 아미르를 발견하고 급하게 클럽에서 도망쳐나온 자히라는 

벨기에인 남자친구 피에르의 도움으로 귀가한다. 

아무리 개방적이고 세속화된 무슬림 가정이라도 딸과 아들에게 허용되는 행동의 범위는 차이가 있다. 



자히라는 세명의 맞선남의 사진을 절친 오로르에게 보여주고 친구의 농담에 같이 웃으면서 잠시 시름을 잊지만 



어릴때부터 같이 자라서 자히라의 문화적 배경과 무슬림 생활 방식을 잘 아는 오로르도 이 결혼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는 실감을 못한다. 

사실 그게 당연하지 않은가? 18살짜리에게 생판 모르는 사람과 맞선을 보게하고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결혼을 

강요한다고 하면, 상식적인 문화권에서 사는 사람이 그걸 어떻게 이해하나. 



오로르는 자히라의 부모가 딸을 진짜 결혼시키려는건 아닐거라 생각하지만, 세 남자와 한번씩 대화를 해본 다음 

그중 한명과 결혼해야만 한다는걸 잘 아는 자히라는 마음이 무겁다. 



첫번째 남자와의 스카이프 맞선 이후 극심한 스트레스때문에 악몽에 시달리는 자히라. 



맞선과 중매결혼에 극도의 반감을 가진 자히라에게, 아미르는 다른 여자들은 전부 순종적인데 왜 너만 그렇게 

반항적이냐면서 자히라가 받는 압박감만 더 가중시킨다. 



전통은 존중하지만 자기가 원하는대로 자유롭게 살고싶은 갈망도 크고, 아직 아기 문제도 해결하지 못한 자히라는 

종교에 의지해서 불안함을 해소해보려고 하지만 종교도 별 도움은 안된다. 



지속적으로 자기에게 호감을 표시하는 피에르에게, 자히라는 자기 가족들에게 피에르가 죽음을 당할수도 있다는 

이유로 이별을 통보한다. 



맞선이 진행중이니 조만간 있을 결혼식을 대비해서, 자히라의 어머니는 집안에 물려 내려오는 결혼 예물을 

딸에게 건네준다. 



예물을 받으면서 임박한 결혼이 현실로 다가오고 자히라가 느끼는 압박감은 점점 커질뿐이다. 



결혼 예물을 한 언니를 보고 자지러지는 여동생과 같이 웃어대는 자히라는 아직 순진한 10대 소녀일뿐. 



자히라가 세번째 맞선을 보고난뒤, 가족들은 드디어 자히라가 신랑감을 선택했다고 기뻐한다. 



하지만 사실 자히라가 신랑감을 선택한게 아니라는게 문제. 

첫번째, 두번째와 달리 세번째 맞선남은 프랑스의 친척집에 오래 살아서 불어에 능통하고, 서구식 문화에도 

익숙해서 자히라와 대화가 좀 통하는 편이었는데, 자히라가 '그 사람 괜찮더라'라고 한 마디 한걸로 딸이 

신랑감을 골랐다고 어머니가 확대 해석을 해버림. 


자히라는 아직 신랑감을 선택한게 아니라고 해명하지만, 어머니는 요지부동이다. 

이런걸 보면 강압적인 체계에 완전히 길들여지면 오히려 여자들쪽이 더 강압적으로 변한다는 말이 맞는듯. 

부모 마음대로 신랑감이 정해지고나니, 파키스탄에 사는 예비 신랑이 원하는 시간에 화상 통화를 해주기위해 

이쪽에서 모든걸 맞춰줘야하고, 서서히 자히라의 자유와 선택권은 박탈되기 시작한다. 



결혼을 원치않는 자히라는 결국 가출해서 친구 오로르의 집으로 피신한다. 



결혼시키지 않겠다고 약속하면 집으로 돌아가겠다는 자히라의 말을 전해듣고 부모는 딸이 가족의 수치가 됐다면서 

울고불고 자해하고 한바탕 난리가 남. 



자히라를 잡으러 학교로 쫓아온 아버지는 명예살인을 암시하는 발언을 한다. 

"집으로 돌아오지 않겠다면 네겐 죽음밖에 없다." 



말리는 오로르와 자히라에게 행패를 부리던 아버지는 급하게 달려온 교직원들에게 제지당한다. 



학교에 찾아와서 행패를 부렸으니 학교측에서는 당연히 경찰을 부르는데, 자히라는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테니 

아버지를 경찰에 넘기지 말아달라고 애원한다. 

하지만 결국 아버지는 경찰행이 되고 큰 사건이 아니라 금방 풀려나긴 했지만, 자히라에 대한 가족들의 분노는 

점점 커져만 간다.  



모든 면에서 벼랑끝에 몰린 자히라는 결국 임신 중절을 결심하고, 임신 12주를 넘긴 상태라 벨기에에서는 수술이 

불가능해서 옆나라인 네덜란드에서 수술을 받고 돌아온다. 



힘든 수술을 받고 돌아온 자히라를 마중나온 오로르와 아버지 앙드레. 

영화 첫 장면에서 네덜란드에서 수술할 경우 수술비만 800유로가 든다고 했는데, 고등학생인 자히라에게 그런 

돈이 있었을리가 없고, 아마 어릴때부터 알고지낸 동네 아저씨인 앙드레가 도와준것 같다. 



아미르는 잡화점 책상 서랍을 정리하다가 아버지가 숨겨둔 장전된 권총을 발견한다. 

(이건 감독의 실수인것 같다. 나름대로 복선이라고 생각한것 같은데 영화 중간에 뜬금없이 권총을 끼워넣는 

바람에 보는 사람이 결말을 짐작하게 만들어버렸음.) 



앙드레는 이웃 사촌인 자히라의 아버지 만수르를 설득하러 잡화점으로 찾아오지만, 무슬림 특유의 철벽 

무논리때문에 대화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 



"파키스탄인은 반드시 파키스탄인과 결혼해야돼. 이 동네에 벨기에인 미혼녀가 15명이나 있는건 알고있나? 

파키스탄 전체의 미혼녀보다 더 많을걸. 그 여자들은 하나같이 불행해보이더구만. 여자는 결혼해서 가정을 

이루는게 행복이야. 참견하고 싶으면 그 여자들 인생이나 참견하게, 내 딸은 내버려두고." 


논리가 먹혀들지 않으니 논쟁에서 이길수가 없다라는 말이 생각나는 극도의 발암 장면. 

타인의 행복 기준을 왜 자기가 결정하며, 남의 사생활 사찰에 신상털이까지 하는 무개념 욕나온다. 



오로르와 더블 데이트로 밤나들이를 나선 자히라는 피에르가 2년간 호주에 가있을 예정이라는걸 알게 된다. 



딸에게 결혼을 강요하는 자히라의 부모를 이해못하는 오로르에게 자기 부모의 입장을 설명하는 자히라. 

가족을 사랑하고 파키스탄계 무슬림이라는 자신의 정체성도 소중하게 생각하지만, 강요받은 결혼은 원치않고 

자기가 끝까지 결혼을 거부했을때 가족들이 파키스탄인 커뮤니티에서 어떤 대접을 받게될지 잘 아는 자히라의 

내면적인 갈등은 극에 달한다. 


세뇌가 무서운게 바로 이런 점이다. 

자히라는 자유를 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어릴때부터 지속적으로 주입받은 '명예를 잃는건 죽음과 같다'라는 

개념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다. 



여전히 집으로 돌아오지않는 자히라를 설득하기 위해 결혼해서 스페인에 살고있는 언니 히나까지 동원된다. 

이 만남에서 자히라는 모범생인줄 알았던 히나도 혼전 성경험이 있고, 단지 부모에게 들키지 않았을 뿐이라는걸 

알게된다. 히나는 자기도 결혼전의 불안감을 이해한다면서 비슷한 상황을 경험해봤다는 동질감을 무기로 

자히라를 설득하고, 자히라도 점점 히나의 논리에 넘어가기 시작한다. 


자히라 못지않게 자유분방했던 히나도 일단 결혼하고 기성세대의 일원이 되더니 자신도 예전에 거부감을 가졌던 

부모의 가치관을 그대로 물려받아 그걸 동생에게 강요함. 

자히라의 엄마와 마찬가지로 역시 시스템에 순응한 여자들이 더 광신적으로 변한다는 좋은 예. 



자히라의 약점인 가족애를 인질로 잡은 언니의 공격적인 설득에 넘어가서 결국 자히라는 집으로 돌아온다. 



집으로 돌아왔다는건 곧 결혼식을 의미한다. 

흩뿌려지는 빨간 꽃잎이 핏방울을 연상시켜서 뭔가 섬뜩했던 장면. 



결혼하는 신부 표정이.....

행복은 억압과 강요로 만들어지는게 아니라는걸 이 사람들은 왜 모를까. 



결혼식도 역시 스카이프를 통해서 진행된다. 



결혼식 직후 오로르에게 문자를 보내는 자히라. 

'이건 내 인생 최악의 실수야.' 



하지만 진짜 최악은 따로 있었다. 

스카이프 결혼식만 끝나면 학교를 졸업한 후에 파키스탄에 가는줄 알고있던 자히라는, 언니가 1주일 후에 있을 

자신의 진짜 결혼식 준비를 위해 파키스탄으로 떠난다는걸 알게된다. 

자히라가 또 가출할까봐 두려웠던 가족들은 1주일안에 파키스탄으로 떠나야 한다는 사실을 아예 숨긴것임. 



마음의 준비도 못했는데 갑자기 알지도 못하는 나라에 끌려가게된 자히라는 고민을 거듭하다가 결국 이건 아니라는 

결론을 내리고 다시는 집으로 돌아가지 않을 각오로 피에르와 함께 집을 나와버린다. 



다시는 돌아가지 않을테니 찾지말라는 자히라의 메시지를 전달받은 아버지는 지병 발작으로 쓰러져서 병원행. 



아버지가 쓰러졌다는 소식을 듣고 전화한 자히라에게 아미르는 돌아오라고 설득하지만 자히라는 그대로 전화를 

끊어버리고, 아미르는 뭔가 결심한듯 표정이 굳어진다. 



자유를 찾아 집을 나오긴 했지만, 여전히 가족을 사랑하는 자히라는 아버지의 쾌유를 위해 기도한다. 



피에르와 함께 호주로 떠날 결심을 한 자히라는 한동안 피에르와 같이 지내면서 자유로운 생활을 즐김. 

(5,60년대 한국 영화에 나올법한 갈대밭 술래잡기를 여기서 다시보게 될줄은...) 



호주로 떠나기 위해 자히라는 막내 여동생에게 어머니가 숨겨놓은 여권을 찾아달라고 부탁하고, 여동생이 혼자 

있을때 집에 가서 여권을 받아올 계획을 세운다. 

 


떠나기전에 가족들에게 남길 편지를 쓰는 자히라. 



자히라는 피에르와 함께 여권을 가지러 드디어 집으로 돌아오는데....



창가에 서있는 여동생의 모습이 어쩐지 느낌이 안좋다. 



떠나기전 마지막으로 집으로 가는 계단을 오르는 자히라. 



여권을 건네준 여동생은 자히라에게 작별 인사를 한다. 

"언니가 보고싶을거야."



"언니, 미안해."



그리고 뒤에서 아미르가 나타남. 

(와 ㅅㅂ 무슨 공포영화도 아니고....) 



아미르는 마지막으로 자히라를 설득해보지만, 자히라는 이미 떠날 결심을 굳힌 상태. 



떠나려는 자히라에게 아미르는 "넌 영원히 내 동생이야."라는 말을 하면서 마지막으로 포옹을 하고 



동생을 끌어안은 상태로 권총 두발을 쏴서 자히라를 죽인다. 



결국 자히라에게는 사형대에 오르는 계단이 되어버린 아파트 계단. 



마지막 장면은 피살자의 핸드폰, 흉기로 사용된 권총과 총알같은 범죄 현장 증거물들을 보여주면서 경찰 조사와 

아미르의 체포를 암시하고, 유서가 되어버린 자히라의 마지막 편지가 나레이션으로 흐른다. 


"아미르 오빠, 난 떠나기로 결심했어. 행선지가 어딘지는 알려줄수 없지만 소식은 계속 전할게. 시간은 모든걸 

치유해. 그러니까 우린 그냥 기다리는수밖에 없어. 아빠가 쾌차하시길 빌어. 엄마와 아마라, 언니에게 내 대신 

키스해줘. 내 테디 베어와 화장품은 아마라에게 줄게. 가족들이 정말 그리울거야. 모두 사랑해." 




무조건 시키는대로 하지 않으면 죽음을 당한다니 그게 무슨 가족인가? 

가족의 명예와 종교를 앞세워 개인의 행복과 자유를 박탈하는 내용이라 보는 내내 홧병을 유발한다.  

서구 사회에 살면서 개방적이고 세속화된것처럼 보이는 무슬림도 결국 근본적인 면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준 영화였다. 그런데 이게 실화라는게 더 기가 막힘.  


실제 사건도 그랬는진 몰라도 이 영화는 나름대로 가족애와 인간미라도 보여줬지만 영국에서 일어났던 

명예살인 사건은 어찌나 끔찍한지 기사만 읽고도 트라우마가 생길 정도였다. 

하지만 이슬람 국가에서는 이런 사건이 알려진 케이스만 1년에 수천건이 넘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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