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스포


요즘은 새로 볼만한 드라마가 눈에 띄지 않아서 예전 미드 복습만 하고 있다. 

최근에 세번째 정주행을 마친 웨스트윙. 

전체 7시즌으로 구성된 아론 소킨표 드라마인데, 이 정도 퀄리티의 드라마는 다시 나오기 힘들거라는 

평가를 받는 미드계의 걸작이다. 


핵심 등장 인물들. (왼쪽 아래부터 시계 반대 방향으로) 

샘 시본 (롭 로우) - 백악관 홍보 부국장 / 연설문 담당 

애비 바틀렛 (스토커드 채닝) - 영부인 

제드 바틀렛 (마틴 쉰) - 대통령 

리오 맥게리 (존 스펜서) - 수석 보좌관 

조쉬 라이먼 (브래들리 윗포드) - 부수석 보좌관 

다나 모스 (자넬 몰로니) - 조쉬 라이먼의 비서 

토비 지글러 (리처드 쉬프) - 백악관 홍보 국장 

C.J. 크렉 (앨리슨 재니) - 백악관 대변인 

찰리 영 (듈레이 힐) - 대통령 개인 비서 


샘 시본을 제외하면, 이 멤버들이 시즌5까지 드라마의 골격을 구성하는 레귤러들. 

(이 중에서 발암 캐릭터를 하나 고르라면 단연 토비 지글러가 되겠다...) 

시즌6,7은 차기 대선이 주요 이슈라서 스토리라인이 대선과 백악관, 2원으로 진행된다. 



웨스트윙 초창기 캐스트.  

파일럿부터 이 멤버들로 시작해서 찰리 영이 추가되고, 다나 모스의 비중이 늘고, 영부인이 등장하는 식으로 

레귤러가 늘어난다. 

하지만 파일럿부터 너무 튀는 캐릭터로 설정된 맨디 햄튼(모이라 켈리)은 드라마에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지 

못했고, 다른 캐릭터와 역할이 중복되는 홍보 자문역이라는 직책의 한계때문에 시즌1 진행중에 점점 비중이 

줄더니 그대로 드라마에서 사라져버렸다. 



시즌3까지 재미와 퀄리티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던 웨스트윙은 시즌4에서 큰 변화를 맞게되는데...

대통령의 핵심 보좌관 5인 중 한명인 샘 시본 역 롭 로우가 시즌4 중반에 하차해버림. 

오프닝에도 제일 먼저 소개되는 롭 로우는 원래 웨스트윙의 주연급 멤버였는데, 시즌이 진행될수록 

바틀렛 대통령의 비중이 커지고, 조쉬 라이먼과 C.J.크렉이 급부상하면서 상대적으로 샘 시본의 

비중이 원래 의도보다 줄어들게 됐다. 

그런데 보좌관 중 제일 젊은 샘 시본이 빠지고보니 드라마가 늙은이들의 정치 드라마 느낌으로 

급 변질되서 시즌4 후반과 시즌5는 웨스트윙에서 제일 재미없는 파트가 되어버렸다. 



롭 로우의 웨스트윙 하차에 대해서 말이 많았는데, 원래 롭 로우가 공화당 지지자라서 민주당원을 

이상적인 정치가로 그려놓은 웨스트윙에 불만이 많았다는 썰도 있었다. 

하지만 일하는데 개인 정치 성향이 무슨 상관인가, 배우의 하차는 90퍼센트 이상이 돈 문제지. 

원래 주연급으로 캐스팅된 롭 로우는 시즌1때는 출연 배우중 편당 출연료가 7만으로 가장 높았다. 

그런데 시즌4까지 마틴 쉰의 출연료가 4배로 오르고, 다른 배우들의 출연료가 롭 로우 수준으로 

올랐는데도 롭 로우의 출연료만 동결됨. 

사실 제작사에서 출연료를 올려주고 싶어도 힘들었던게, 이름값 짱짱한 아론 소킨한테 들어가는 

돈만도 상당한데, 드라마 인기가 올라가자 다른 레귤러들이 출연료 안 올려주면 하차하겠다고 

협박(?)하는 바람에 그쪽 요구를 맞춰주다보니 롭 로우가 뒤로 밀린것임. 

시즌5때는 올려주겠다고 했으나, 이미 배우는 마음이 떠버렸고 롭 로우는 시즌4 중간에 허접한 

스토리 라인으로 드라마에서 하차하고 그 시점에 드라마의 재미도 같이 떠나버렸다. 


조쉬 라이먼이 차기 산토스 행정부에 샘 시본을 끌어들인다는 설정으로 롭 로우가 시즌7에서 몇개의 

에피소드에 잠깐 등장하긴 하지만, 거의 카메오 수준이다. 



샘 시본의 대타로 투입된 윌 베일리(조슈아 말리나). 

윌 베일리는 캘리포니아 지구 민주당 후보의 선거 본부장이었고, 하원의원 보궐 선거에 출마한 

샘 시본의 추천으로 백악관 홍보 부국장이 되는데, 시즌5에서 멍청이 신임 부통령을 차기 대선 

후보로 점찍고 그쪽에 합류하면서 기존 보좌관들과 대립각을 세우는 바람에, 샘 시본의 빈자리 

채우기는 그냥 흐지부지 되버림. 

배우 자체도 롭 로우보다 무게감이 떨어졌는데, 기껏 투입한 캐릭터를 그런식으로 소모해버리니 

추락하는 드라마의 재미를 구원할 방법이 없었다. 



아무리 걸작이라도 시즌이 길어지다보면 최악의 시즌이 하나쯤은 있게 마련이고, 웨스트윙에서는 

그게 바로 시즌5였다. 

롭 로우가 하차하고 급 늙은 드라마가 되버렸는데, 설상가상으로 아론 소킨이 시즌5 각본에서 빠지는 

바람에, 유머와 코믹함을 겸비한 정치 드라마라는 앞 시즌의 유니크함을 전부 날려버리고 완급조절은 

엿바꿔먹었는지 처음부터 끝까지 깝깝하고 답답한 내용으로 꽉꽉 채운 최악의 노잼 시즌. 



차기 대선 이슈가 부각되는 시즌6부터는 집나갔던 재미가 다시 돌아온다. 

(집나갔던 아론 소킨이 이때 다시 돌아오는 바람에...) 

시즌6은 양당 대통령 후보의 당내 경선이 메인 스토리라서 백악관의 비중은 줄어들기 시작함. 



시즌 6,7의 실질적인 주인공인 민주당 대선후보 매튜 산토스(지미 스미츠). 

현직 부통령, 성추문으로 사퇴했던 전 부통령, 캘리포니아 주지사라는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당내 경선에서 승리하고, 공화당 대선 후보인 강적 아놀드 비닉과 대선에서 맞붙어서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과정은 매 단계마다 상당한 카타르시스를 안겨준다. 도장깨기 

라틴계인 산토스가 미국 최초의 유색인종 대통령으로 취임한다는 내용으로 웨스트윙이 종영된지 

3년후, 버락 오바마가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됐다. 

실제로 산토스 캐릭터는 오바마를 모델로 만들었다고 한다. 



샘 시본이 떠난 이후 조쉬 라이먼과 C.J.크렉의 비중이 많이 늘어났는데, 

원래 인기있는 캐릭터였던 조쉬 라이먼은 시즌6,7에 산토스를 대통령 후보로 내세우고 

선거운동을 이끌면서 대선의 핵심 주체가 됐고 



대변인이었던 C.J.크렉은 리오 맥게리 다음으로 수석 보좌관에 취임해서 백악관의 실세가 된다. 

시즌6,7은 백악관 스토리가 많이 축소되서 대통령은 거의 안 나오고 C.J.크렉과 새로 등장한 

안보 보좌관 케이트 하퍼, 이 두 사람이 백악관을 대표하는 캐릭터가 됨. 



백전노장 상원의원 아놀드 비닉과 젊은 하원의원 매튜 산토스의 대선 맞대결이 펼쳐지는 시즌7. 

기존 레귤러들은 조쉬 라이먼, C.J.크렉을 제외하면 비중이 많이 축소되고, 대선에 뛰어든 

새 인물들이 대거 등장하는 시즌이다. 

전 수석 보좌관 리오 맥게리는 산토스의 러닝 메이트로 출마해서 그나마 좀 자주 등장함. 



시즌7에서 가장 놀라웠던 대선 토론회 에피소드. 

화면에 라이브 표시가 되어있는데, 저게 진짜 대선 토론 흉내만 내려고 써놓은게 아니다. ㅋ 

이 인간들이 대선 토론 에피를 녹방이 아닌 진짜 라이브로 방송함. 

그래서 영상을 보면 화면도 드라마 화면이 아니라 실제 토론회같은 화질이다. 

이 에피소드를 볼때마다 배우들이 완벽하게 대본대로 연기를 한건지 깜빡한 부분은 애드립으로 

넘어간건지 진짜 궁금하다. 



웨스트윙 팬들의 아픈 손가락, 리오 맥게리 역의 존 스펜서. 

웨스트윙은 존 스펜서의 유작이다. 

시즌7 촬영중에 갑자기 타계해서 그 이후 방영된 에피소드 도입부에 마틴 쉰이 짤막한 추도사를 

하기도 했고, 드라마 속 리오 맥게리의 장례식에는 웨스트윙의 출연진 대부분이 등장했다. 



충직한 보좌관이면서도 필요할때는 대통령에게 날카로운 직언도 하고, 엄격한 면도 있지만 

부하 직원들과 격의없이 농담을 주고받기도 하는 독특한 캐릭터의 수석보좌관 역을 기막히게 

잘 소화해냈던 존 스펜서. 

산토스 대통령과 맥게리 부통령으로 웨스트윙의 마지막을 장식했으면 정말 좋았을텐데. 



웨스트윙에서 제일 웃겼던 콤비, 리오 맥게리와 영국 대사 존 말버리 경. 

그러고보니 이제 두 분 다 고인이 되셨구나. 



웨스트윙에서 기억에 남는 명장면. 

시즌2 피날레 바틀렛 대통령의 절규. 

다발성 경화증을 앓고있다는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고 재선에 도전할것인지 고민하던 시기에, 학창 시절부터 

자신이 의지하던 존재인 랜딩햄 부인의 죽음으로 멘붕한 제드 바틀렛이 신에게 울분을 터뜨리는 장면. 

이 장면으로 마틴 쉰이 에미 주연상을 수상했어야 했는데, 하필 그때가 명작 미드가 쏟아지던 시기였고

24의 잭 바우어가 한참 X고생하던 시절이라 마틴 쉰은 에미에서 미끄러짐. 



시즌6 피날레 산토스 후보의 역전 끝내기 만루홈런급 경선 연설. 

당내 경선에서 대선 후보 선출이 난항을 겪자, 제일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평가받는 산토스 후보가 후보 사퇴 

외압을 받고 경선을 위한 당 대회에서 마지막으로 사퇴 연설을 하는데, 이 연설이 너무 대박이라 중립을 선언한 

대통령의 지지를 끌어내고 결국 산토스는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다. 



긴 시즌을 끌어간 잘 나가는 다른 드라마들처럼 웨스트윙도 유명 배우들이 조연/카메오로 출연한 경우가 많다. 

모이라 켈리가 빠진 자리를 에밀리 프록터, 메리 루이스 파커가 채웠고, 롭 로우가 하차한 뒤에는 그 공백을 

메꾸려는 의도인지 스페셜 게스트들이 급증해서 프렌즈의 매튜 페리, 크리스찬 슬레이터, 글렌 클로즈, 존 굿맨, 

그 외에 다른 미드에서 많이 봤던 배우들도 꽤 나와서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핸드메이즈 테일의 엘리자베스 모스가 바틀렛 대통령의 막내딸로 나오고, 엘 워드의 말리 매틀린도 recurring

role로 초반 시즌에 등장해서 후반부까지 꾸준히 등장한다. 


드라마적인 재미도 있지만 각잡고 정주행하면 미국 정치 시스템에 대한 대략적인 감을 잡을수 있다는 점에서 

교육적인 요소도 충분한, 잘 만들어진 드라마 웨스트윙. 


(와, 오랜만에 썼더니 글쓰는 능력이 공중분해됐는지 진짜 안 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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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illyverse 2019.02.06 15:14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키덜트님 평 믿고 웨스트윙 시작한지 좀 되었어요 최근에 왓챠에 마침 시즌2까지 올라와서요 밀도 있는 이야기 다루다 보니 여느 미드들처럼 몰아보기가 쉽지 않고 이제 시즌2, 3에피 왔는데 토크쇼 진행자들 모아놓고 동성애에 관한 성서 이야기 하는 바틀렛 한테 감동먹고 이 미드 추천해 준 키덜트님께 한마디 남겨야 겠다고 생각해서 왔습니다. 저는 여자다 보니 이 99년 2000년 초반만해도 성감수성이 덜 민감할 때라 그런지 남자들이 기본 다 주도라고 시제이 외에는 여자들은 다 비서라는 점이 지금시점에서 보기에 거슬리지만 이런 점도 이 미드에 재미를 뺏어 갈 수는 없죠

    • Favicon of https://icecraft.tistory.com BlogIcon 고양이집사 DreamTime™ 2019.02.06 16:47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90년대~2천년대에 나온 미드를 지금 보면 인종, 젠더 이슈에서 좀 깨는 부분이 많이 보이긴 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웨스트윙은 이런 드라마 다시 나오기 힘들다고 할 정도로 완성도가 높아서
      꼭 한번 볼만한 가치가 있죠.
      제 리뷰를 보고 드라마 시작하셨다니 글쓴 보람이 느껴지네요.
      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