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지난 일이지만 밖에서 돌보는 고양이중에 하나가 방광염에 걸린것 같아서 하루 이틀

경과를 두고봤는데 영 나아지는 기미가 없어서 결국 병원에 데려가게 됐다. 

피검사, 소변검사, 복부 초음파 등등 검사했는데 경미한 방광염 당첨...;;

그래도 소변에 결정이나 적혈구도 없고 슬러지도 거의 없다시피해서 약만 잘먹이면

후유증없이 금방 나을 정도의 방광염이라 다행. 

(네모난 결정이 많아지면 나중에 결석이 될수있고, 소변 색깔이 정상이라도 검사해서 

적혈구가 보이면 혈뇨라는 얘기라 치료하면서 계속 경과를 봐야하는 문제가 있음.)

스트레스와 우울증으로 인한 급성 방광염이라 약에 우울증 치료제 성분도 넣었다고 하길래

정서적으로 도움이 되라고 고양이한테 말도 걸어주고 자주 쓰담쓰담하면서 위로해줌. 


웃기는건 경미한 방광염이라고 할때는 언제고, 약을 두달치 먹어야 된다고 하면서 과잉 진료를

시도하길래 일단은 약을 2주치만 받아왔다. 기존에 다니던 동물 병원이 죄다 원장이 바뀌면서 

고양이도 제대로 못보면서 바가지만 씌우길래, 검색해보고 그나마 주변에서 괜찮다는 병원에 

갔는데도 이 모양이다. 


고양이한테 약먹이기는 종류를 불문하고 쉬운일이 아니지만, 이때 받아온 약은 또 캡슐이라

난이도가 최상급. 병원에서는 캡슐을 따서 캔 사료에 가루약을 뿌려주라는데, 우리집 고양이들은

내가 잘못 키워서 그런지 몰라도 하나같이 캔 사료를 안먹는다. 

첫날은 억지로 입벌리고 캡슐을 밀어넣어줬더니 엉겁결에 그냥 받아먹었는데, 둘째날은 버둥거리고

난리를 치다가 물리고 뜯기고 집사 손이 너덜너덜.

그래서 약을 쉽게 먹이는 방법을 궁리하다가 동물용 알약 디스펜서라는걸 발견했는데, 이것도

고양이가 버둥거리면서 몸부림치면 약이 다시 튀어나올 가능성이 높아보이고...

그래서 최종적으로 선택한게 바로 그리니스 필포켓. 


한마디로 약을 넣고 감싸서 고양이한테 먹이는 주머니형 간식이랄까. 

생각보다 구하기는 쉬웠지만 역시나 고양이용품답게 꼴랑 45개 들어있는 주제에 만원 안팎을 

오락가락하는 정신나간 가격대를 형성...

그래도 일단 고양이가 소변 문제로 고생하니 약먹이는게 우선이라 돈 생각안하고 그냥 지름. 

이것만 사면 약먹이기는 쉽게 해결될줄 알았는데 막상 받고보니 약에 비해 알이 너무 작았다. 

결국은 명절마다 만두빚던 테크닉을 총동원해서 캡슐로 속을 채운 필포켓 만두를 탄생시킴. 




필포켓 만두 빚는법. 

이게 필포켓인데, 질감이 기름기와 찰기가 적은 약과같은 느낌이다. 

그래서 약을 넣고 주물주물할때 부스러기가 후두두둑 떨어지니 꼭 그릇위에서 작업을 해야함. 

일단 기호성은 엄청나게 좋아서 봉지를 열자마자 집 고양이들이 전부 달려오는 정도.




필포켓에 적합한 사이즈는 작은 알약 정도인데, 내가 받아온건 거대한 캡슐. 

사실 동물용 약이라 캡슐 사이즈가 작은 편인데, 필포켓 알갱이가 그만큼 작다는 얘기다. 




일단 필포켓에 캡슐을 꽂으면....




알갱이가 작아서 옆구리가 터지는 사태 발생. 




이제부터 본격적인 만두빚기 테크닉이 필요한 시점이다. 

캡슐을 감싸는 느낌으로 필포켓을 펼쳐서 주물주물....그래서 이 작업을 하기전엔 꼭 손을 씻어야함. 




완성된 필포켓 만두. 이걸 사료위에 놓아뒀더니 냄새에 속아서 사료하고 같이 그냥 먹어버림. 

이런 식으로 한 열흘정도 잘 먹였는데, 고양이가 안에 약이 들어있다는걸 눈치챈 다음부터는 겉에 있는

간식만 먹어치우고 약은 남기는 사태가 발생해서, 몇번 더 시도하다가 결국 남은 약은 먹이는걸 포기. 

어차피 하루 두번씩 1주일 좀 넘게 약을 먹더니 방광염은 대충 잡힌것 같아서 약은 그만먹이기로 하고

대신 방광염 예방 사료를 구입하기로 결정했다. 




그래서 구입하게 된 방광염 예방 사료 프로플랜 유리나리 트랙트 헬스. 

이런 특수 사료는 단기간만 먹이고 끝내는게 좋기 때문에 작은 용량을 사는게 낫다. 

방광염 사료는 이것말고도 방광염이 좀 심한 경우에 치료용으로 먹이는 로열 캐닌 유리나리가 있는데, 

처방식이라 병원에서만 판매하는걸로 알고있다. 


어쨌든 우리집 녀석은 증상도 경미했고, 일단 약을 먹여서 방광염 증상은 완화시켰고 약을 더 먹일 방법은 

없고해서 증상이 더 나빠지지 않게 예방 사료를 선택함. 

사실 방광염은 아주 심한게 아니면 물만 많이 먹어도 자연 치유가 가능한데, 물을 많이 마시게 해서 

미리 예방을 시켜주는게 바로 유리나리 사료의 효과다. 

(초기 방광염에는 고양이용품 쇼핑몰에서 파는 소변 팅크라는 것도 효과적이라고는 하는데, 어떻게 먹여야 할지 

감이 안잡혀서 포기.)




가위질 할것도 없이 아예 봉지 자체가 지퍼백으로 되어있음.




지퍼백을 열어보면 비닐막으로 밀봉이 되어있는데, 가운데 부분을 중심으로 양옆으로 살짝 당겨주면

밀봉이 세로로 길게 찢어진다. 




알갱이는 연한 갈색의 둥글둥글한 세모꼴이고, 한가운데 있는 레오나르도와 비교했을때 사이즈가 약간 작다.

기호성은 괜찮은 편이고, 기존에 먹이던 사료에 부분적으로 섞어서 급여함. 

방광염걸렸던 녀석 말고도 집에 있는 물루하고 쥐롱이한테도 예방 차원에서 큰 티스푼 한개 정도 분량을 

사료에 섞어주는데, 확실히 음수량이 늘어난것 같고, 화장실 치울때보니 감자 크기도 커졌다. 


이번에 고양이 방광염을 겪으면서 사료 성분에 대해 알게 된것. 

◆ 고양이 결석을 예방하려면 소변의 pH가 6.6이하의 약산성을 유지해야함. (약산성에서 결정이 녹음.)

 고양이는 원래 육식 동물이라 육식 위주의 식사를 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소변의 pH가 약산성으로 유지됨.

 육류만으로 사료를 만들려면 단가가 너무 높아지기 때문에, 슈퍼 프리미엄 이상의 등급에서도 사료에

  곡물을 섞어서 만들수밖에 없음. 

 곡물 성분이 많으면 고양이 소변이 약산성을 유지할수 없기 때문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료에 

  꼭 들어가야하는 필수 영양소가 바로 DL-메티오닌, 염화 암모늄, 콘글루텐

  (셋중에 한가지는 꼭 들어가야하는데 제일 흔하게 첨가되는 성분은 DL-메티오닌이다.) 

 외국산 홀리스틱급중에 이 성분이 들어가지 않은 사료도 있지만, 이런 경우는 육류 함량이 높기 때문에

  합성 물질을 첨가하지 않아도 pH를 약산성으로 유지시켜줌. 


이걸 보고나서 우리집 사료에 메티오닌이 첨가됐는지 눈에 불을 켜고 확인확인.....

내가 그동안 구입하던 사료는 독일산 레오나르도, 미국산 로열 옵티쿡, 국산 뉴트리나 리얼 오가닉인데

최근 국내 사료회사에서 오가닉 이름을 달고 나온 사료 3종에 방광염 예방 물질이 첨가되지 않아서

방광염을 일으켰다는 얘기를 듣고, 리얼 오가닉을 의심했지만 이건 카길이 생산 라인을 관리해서 그런지

다행히 필수 성분이 첨가되어 있었다. 

뉴트리나 로열 옵티쿡도 메티오닌이 들어있고, 레오나르도는 포장에 메티오닌 얘기가 없길래 홈페이지까지

찾아가서 확인했는데, 여기서 나오는 사료는 육류 단백질 함량이 높기때문에 메티오닌을 첨가하지 않아도

pH를 약산성으로 유지시켜준다는 제품 설명이 있더라. (역시 얘네들은 중요한게 뭔지 잘 아네...) 

역시 사료는 믿을만한 사료 업체의 슈퍼 프리미엄 이상의 등급을 구입하되, 필수 영양소도 다 따져 보면서

사야한다는 이야기. 그래도 고양이에 대해서는 좀 안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고양이 방광염 사태를 겪다보니

내가 아는건 또 아무것도 아니고 앞으로도 공부할게 무궁무진하다는 것만 재확인했다.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들의 경우, 감자가 5백원짜리 동전 크기로 작아지면서 수시로 화장실에 들락거리고 

소변볼때 힘들어서 울거나 하면 방광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고양이 소변을 감자, 응가를 맛동산이라고 하는데, 그 이유는 고양이 화장실에 응고형 모래를 써보면

바로 알수 있음.)

이번에 방광염에 걸린 녀석은 하숙묘인데, 소변을 한번에 시원하게 보질 못하고 여기 앉았다 저기 앉았다하면서 

자세만 잡고, 막상 일을 보고 긁어덮는 모습이 영 안보여서 방광염을 의심했더니 역시나...




이것들 잘 키우는 방법 연구하느라고 집사는 머리가 터질 지경인데 막상 장본인들은 유유자적....




.......이쁘니까 봐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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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박진영 2015.10.16 21:56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가벼운 방광염이면 병원비는어느정도나오나요 ㅜㅜㅠㅠ 저히아이가 힘드러해요

    • Favicon of https://icecraft.tistory.com BlogIcon 고양이집사 DreamTime™ 2015.10.16 22:26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본문에 써있는대로 필요한 검사받고 먹이는 약 2주치해서 한 11~12만 정도 쓴것 같습니다.
      병원은 한번 다녀오고 그 이후로 잘 회복해서 다시 안갔구요.
      좀 부담되는 금액이긴 하지만, 방광염은 걸렸을때 빨리 치료하는게 좋아요.
      오래 방치할수록 고양이가 더 고생하고, 나중에 치료비가 더 많이 들어갈수도 있으니까요.
      방광염 방치하다가 결석이 생기면 그땐 정말 일이 커집니다.
      방광염은 재발되기 쉬우니 다 나은 뒤에도 잘 관리해주셔야 하구요.
      초기 증상이면 보통은 병원 한번 다녀오면 나을겁니다.

  2. 나나 2018.08.22 13:56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유리너리 사료보다 더 좋은건.
    습식사료요.아니면 생식이요
    생식은 호불호가 있어서
    습식사료에 물을 좀 타서 개워서 먹이시면
    음식을 물을 충분히 먹으면서 먹을때
    방광염은 다시 재발하지않는다고해요
    그래서 습식 사료가 관리는 불편해도 좋다고하네요
    남은건 바로 치우고 제한급식해야하는 단점이 있지만
    물을 잘 안마시는 고양씨라면 습식으로 수분을 저절로
    같이 섭취하게해주시는편이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