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주의


1시즌 마지막 리뷰는 8~10편에서 기억에 남는 장면을 다시 보는걸로 정리.


(완전한 무죄 방면을 원하는 회계사 부부는 전에 뇌물로 줬던 돈을 빌미로 지미에게 자기들을 무죄 석방 

시키라고 압박하고, 지미는 이 사고뭉치 고객을 로펌에서 좌천된 친구 킴에게 돌려보내기 위해 마이크의 

도움을 빌려 횡령한 돈을 찾아내, 자기가 받았던 돈까지 합쳐서 증거물로 검찰에 보내버린다.)


회계사 부부에게 받은 돈으로 그럴듯한 사무실을 구해서, 번듯한 로펌을 만들어 보겠다는 꿈이 물거품이 

이후 좌절하는 지미 맥길. 

거의 손에 들어올뻔했던 횡재를 코앞에서 놓친 사람의 표정을 너무 리얼하게 표현한 밥 오던커크의 연기가 

정말 끝내줬지만, 이 장면이 더 빛을 발했던 이유는....




바로 다음에 이어지는 이 부분 때문이다. 

그렇게 땅이 꺼지도록 좌절하다가 전화가 오니, 바로 영업용 목소리 나오면서  

"변호사 제임스 맥길입니다, 뭘 도와드릴까요?"

광대의 비애라고 해야할지....팔리아치의 아리아 '의상을 입어라'를 연상시키는 명장면.



피날레의 복선이 되는 지미의 과거 이야기. 

온라인으로 법대 과정을 마치고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뒤, 형에게 HHM에 입사하게 해달라고 부탁한 지미에게 

돌아온 것은 하워드 햄린의 거절 통보였다....하워드에게 입사 거부 통보를 받는 장면은 프린터 돌아가는 소리만 

들릴뿐 말소리는 완전히 차단되고, 대화 내용은 오로지 지미의 태도에서 유추할수 있다.  


그리고 하워드가 방을 나간뒤 카메라는 망부석이 된 지미에게 고정된채 뒤로 빠지는데, 반복적으로 돌아가는 

프린터 소리는 낙담한 지미를 조롱하는듯 하고, 닫혀있는 우편실 문틀 프레임안에 갇힌듯 보이는 지미 맥길의 

모습은 간절히 원해도 주류 사회에 편입되지 못하는 그의 운명을 대변하는것 같다.

브배 시절이 연상되는 빈스 길리건 특유의 연출이랄까.




노인들을 갈취하는 악덕 양로원이 없애려고 했던 증거 자료를 쓰레기통에서 뒤져온 지미가 곯아떨어진 사이에 

척은 분쇄된 자료를 대신 정리해놓았다. 형제간에 모처럼 훈훈했던 장면.




전자파 공포때문에 히키코모리가 됐던 척이 모처럼 집밖에 나왔던 장면.

항상 어두컴컴한 집안 장면만 보여주다가 이 부분은 녹음과 푸른 하늘을 보여주면서 시원하고 밝은 느낌을 

강조한다. 형제가 합심해서 양로원 사건을 해결해가는 와중에 이런 장면이 나오면서 보는 사람들에게 뭔가 

긍정적인 느낌이 들게 만드는데.......이래놓고 뒤통수를 치니 효과가 두배.



(지미 혼자 맡기에는 너무 규모가 큰 집단 소송이라, 결국 지미는 형의 권고에 따라 사건을 HHM에 넘기고, 대신 

그에 상응하는 댓가를 받는걸로 합의를 한다.)


지미의 사건은 HHM이 맡겠지만, 지미의 입사는 여전히 거부한다는 의사를 밝히는 하워드 햄린.

(하워드가 한번에 말을 못하고 한참 망설이면서 단어를 신중하게 고르는 모습이 복선)




대박 사건을 가져왔는데 여전히 거부를 당하니 지미가 어이없어하는건 당연하다만, 그 옆의 형님 표정 좀 봐라....




브레이킹 포인트에 다다른 하워드 햄린. 




대박 반전.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지미의 입사를 거부하고, 변호사 활동에 맥길이라는 이름을 쓰지 말라고 한것도, 

그리고 그렇게 싫어하는 핸드폰으로 하워드에게 전화를 해서 지미를 HHM에 받아들이지 말라고 지시한것도 전부 

지미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가는 척이었다. 

베터콜 사울 1시즌의 클라이막스인 형제간의 갈등 폭발.




젊은 시절부터 끝없는 사기 행각에 감옥까지 들락거렸던 동생에 대한 척의 불신은 어느 정도 공감이 되지만, 

다른 사람을 리모콘삼아 배후에서 동생을 방해하면서 비난의 화살은 다른쪽으로 돌려놓고, 자기가 한 일의 댓가인 

원망과 비난은 피하려고 했다는 점에서, 척의 행동은 정말 최악이다.

이 장면에서 척이 표출하는 과도한 감정적 폭발은, 그 동안 자기보다 못한 존재라고 생각했던 동생의 보살핌에 

의지할수밖에 없는 자신의 처지에 대한 좌절감과 상처받은 자부심도 한 몫을 한걸로 보인다.




형제의 대립 이후 10회의 오프닝 화면은 정의의 저울이 그려진 머그컵이 박살나는 장면이다.

이 오프닝의 의미는 두가지로 보이는데, 첫번째는 형에 대한 지미의 신뢰가 깨졌다는 의미가 되겠고, 

두번째는 변호사로서 올바른 길을 걷고자하는 지미 맥길이 결국 범죄자들과 결탁하는 타락한 변호사 

사울 굿맨으로 거듭난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




드디어 오해가 풀린 두 사람의 어색하기 짝이 없는 회동. (보는 사람도 무지 어색했다....)




그동안 지미가 얼마나 헌신적으로 척의 뒷바라지를 해왔는지, 그리고 로펌 창립자인 척의 지시를 따르느라고

마음에도 없는 일을 해왔던 하워드의 맘고생이 얼마나 심했을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




겉으로 평온을 가장하던 지미는 양로원 빙고 게임을 진행하던중 급기야 속에 쌓인 울분을 터뜨리고, 그길로 

앨버커키를 떠나 고향인 시세로를 향한다. 

밥 오던커크의 원맨쇼로 구성된 상당히 긴 시퀀스였는데,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아슬아슬한 심리 상태를 

표출하면서 팽팽한 긴장감을 조성해서 클라이막스까지 끌고간 연기가 일품이었다. 




시세로에서 다시 사기 행각을 하며 옛날 생활로 돌아가는가 싶던 지미는, 자기의 새로운 터전인 앨버커키로 

돌아가서 변호사 일을 계속 하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딱 한탕만 더 하자는 친구 마르코의 부탁을 거절못하고, 

예전에 하던 롤렉스 사기를 시도하는데, 약속 장소에 쓰러져 있던 마르코는 이 말을 남기고 숨을 거둔다.

"내 평생 가장 즐거운 일주일이었어."




마르코의 장례식에 참석한 지미에게 걸려온 킴의 전화. 

양로원 집단 소송의 규모가 너무 커져서 HHM이 다른 로펌과 협력하기로 했고, 하워드 햄린의 건의로 그 로펌에서 

지미를 좋은 조건으로 채용하기로 했다는 꿈같은 소식이다. 




로펌 관계자들을 만나러 법원 건물로 들어가던 지미는 발걸음을 멈추고 친구가 남긴 반지를 만지작거리다가 

뭔가 한참 갈등하더니 그대로 차를 몰고 법원을 나선다.




법원을 나서던 지미는 마이크에게 뜬금없는 질문을 던진다.

"우리가 왜 회계사에게서 빼낸 돈을 갖고 튀지 않은걸까요?"

"난 부탁받은 일을 했을 뿐이고, 내 일은 거기서 끝난거니까."

"그때 그러지 못하게 날 막은게 뭔지 알아요, 그리고 다시는 거기에 휘둘리지 않을거예요."




딥퍼플의 'Smoke on the water'를 흥얼거리며 법원 반대편으로 질주하는 인물은 주류에 편입되기 위해 

악전고투를 반복하던 변호사 제임스 맥길이 아니라, 자신만만한 '사기꾼 지미(Slipping Jimmy)'의 얼굴을 

하고 있다. 


친구 마르코의 죽음으로 지미는 자기 본성을 거스르면서 가면을 쓰고 살기에 인생은 너무 짧다는걸 인지하고, 

자기가 지금까지 올바르게 살려고 했던 노력은 전부 형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의 발로였다는걸 자각한다.

자신이 어떤 노력을 하든 형의 눈에 자기는 '사기꾼 지미'일뿐이라는게 확실해진 이후, 지미는 형에게 

인정받는 주류 변호사가 되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자기 본성에 충실하면서 살기로 결심한다. 

"You know what? It's never stopping me again."


브레이킹 배드의 후광을 등에 업은 스핀 오프이긴 하지만, 메인 캐릭터들이 빠지고 브배의 조연들이 주연으로 

등장하는 '베터콜 사울'이 과연 얼마나 재미있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는데, 그런 생각을 완벽하게 날려준 

1시즌이었다. 프리퀄이라는 특성상 브배와 달리 결말은 어느 정도 한계가 있지만, '사울'도 상당한 걸작으로 

남을 포텐이 보인다.


짧게 쓰려고 했는데 또 길어진 1시즌 마지막 리뷰.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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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헤리에타 2016.02.23 04:17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리뷰 잘 읽었습니다. 작품을 보는 내공이 상당하신 것 같습니다.

    덕분에 드라마를 보면서 놓쳤던 부분들을 많이 알게 됐네요.

    앞으로도 좋은 글들 많이 써주세요.

  2. 호잇 2018.07.22 03:57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시즌1 리뷰 잘읽었습니다
    정말 재밌게 읽었어요!

  3. yo 2019.09.13 11:56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리뷰 정말 잘읽었습니다
    저도 반지 만지작 거리고 차타고 나오는 10화 마지막 장면 정말 좋아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