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주의



루트만큼 변화가 극과 극인 캐릭터가 또 있을까?

아무도 이해못하는 자기만의 목표를 추구하는데 방해가 되는 사람은 거리낌없이 죽여버리는 소시오패스 

살인자, 도서관 팀의 경계와 혐오의 대상에서, 기계와 함께 사마리탄을 상대로 외로운 투쟁을 하는 여전사로 

변신하면서, 결국 핀치에게도 동료로 받아들여진 캐릭터.


또한 중반까지만 해도 퍼오인 팬들이 제일 꼴보기 싫어하는 인물이었다가, 이제는 제발 루트 죽이지 말라고 

팬들이 고사를 지낼 정도로 호감 캐릭터로 변신.

(루트의 변신 이후 독보적인 악의 축이 된 그리어역 존 놀란옹이 조카인 조나단 놀란에게 자기도 도서관 팀에 

합류하게 해 달라는 농담을 하셨다는 얘기가 있다.)


이제 소시오 패스 시절을 거쳐 루트가 개과천선하는 과정을 살펴보자.


(2) 루트의 개과천선기


3시즌 6편 : 전편에서 쇼를 납치한뒤 또 무슨 엄한 짓을 저지를까 싶던 루트는, 뜻밖에 많이 순화된 태도로 쇼에게 

협조를 요청하고, 그렇게 둘은 누군가를 구하는 작업을 한다. 




루트와 같이 일하면서 '아날로그 인터페이스'의 위력을 체험한 쇼는, 결국 H.R.사건이 터졌을때 리스를 구하는데 

루트에게 도움을 요청하게 된다. 


그리고 이때부터 작가들의 본격적인 루트-쇼 커플 만들기가 시작된다. 이건 두 여배우의 인터뷰 기사에도 나왔던 

얘기. "우리가 얼굴을 가까이 대고 얘기하는 장면을 쓰면서 작가들이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루트는 기계의 명령에 따라 정부 기관에 불법 감금되어 있는 해커 제이슨 그린필드를 탈출시키는데, 이건 미래를 

내다본 기계의 포석이다.




하지만 쇼에게 한방맞고 실신한 사이에, 루트는 핀치의 도서관에 감금되는 처지가 된다. 

도서관에 감금된 이 시기에 많은 사건이 일어나면서, 루트의 성격 변화에 영향을 주게된것 같다. 




3시즌 10편 : 리스를 찾기 위해 H.R.의 보스 퀸이 감금된 곳을 추적하던 핀치와 쇼는 막다른 골목에 다다르고, 

루트의 능력을 아는 쇼는 핀치를 설득해서 루트의 도움을 받기로 한다. 

이전에도 루트는 핀치에게 리스를 구하는걸 돕겠다고 제의하는데, 초창기 소패 시절의 루트를 생각하면 엄청난 

변화라고 할수 있겠다. 




리스를 구한뒤 그대로 떠나버릴줄 알았던 루트는, 의외로 다시 도서관으로 돌아가 스스로 감금되는 처지를 

선택한다. 이유는 앞으로 닥칠 대변혁에 대비해서 핀치 팀과 협력하기 위해. (사마리탄의 등장)




3시즌 12편 : H.R.사건이 수습되자마자 숨돌릴 틈도 없이 시작되는 사마리탄 쟁탈전. 

사마리탄 프로그램이 든 드라이브를 찾는 컨트롤에게 인질로 잡힌 핀치와 쇼, 클레이풀을 구하러 나타난 루트.

(이때 리스는 시골에 쳐박혀서 술마시고 싸움질이나 하고 있었습니다......딥빡)

슬슬 이 시점부터 루트가 휴지 멘탈 리스의 자리를 대신할 조짐이 보이기 시작한다. 




루트를 다시 보게 되는 계기. 

컨트롤에게 한쪽 귀의 청각을 잃는 고문을 당하면서도 자기 의지를 굽히지 않는 루트. 

입장이 역전된 뒤에도 기계의 명령만 충실하게 수행하면서 컨트롤을 살려두는 모습을 보면, 2시즌의 소시오 패스는 

어디로 사라진건가 싶다. 


여기서 기계는 꺼져있는 핸드폰으로 고주파 모르스 신호를 보내서 루트를 도와주는데, PC로 볼때는 안 들려서 

그냥 설정만 그렇게 한줄 알았더니, 핸드폰으로 볼때는 이 소리가 확실하게 들린다. 

최고의 덕후는 양덕이라더니 외국 퍼오인 팬이 이 모르스 신호를 해석해놓은걸 봤는데, 내용은 대충 

"도와주지 못해서 미안해...철창 밖의 컨트롤 부하는 무릎 수술....컨트롤의 주머니에는 칼이 있고..."

핀치만큼은 아니지만, 기계가 루트에게도 어느 정도 애정이 있구나 싶었던 장면이다. 




사마리탄 프로그램을 추적하는 도중에 핀치에게 전화를 건 루트에게서는 이제 예전 소패의 모습은 찾기 힘들다.

2시즌 루트의 기본 자세는 모든 권위에 대한 비아냥이었는데, 3시즌에는 그런 면이 거의 없어지고, 뭔가 친근하고 

믿을만한 사람이라는 느낌을 준다. (사람 하나를 제대로 개조한 기계의 위엄.)


사실 드라마에서 이렇게 극과 극의 캐릭터 변화는 상당한 무리수가 될수도 있는데, 잘 짜인 플롯과 좋은 각본에 

에이미 애커의 연기력이 합쳐져 보는 사람에게 별 거부감없이 받아들일수 있게 만들었다. 




3시즌 16편 : 과거에 정부의 명령으로 기계를 해킹했다가 생명의 위협을 받고 숨어지내는 해커 대니얼 케이시를 

콜롬비아로 피신시켜 그린필드와 합류하게 만드는 루트. 

16편은 리스 이전 핀치의 행동대원이었던 딜린저와 CIA 시절의 리스, relevant 요원이었던 쇼가 과거에 어떻게 

연관됐었는지를 보여주는 걸작 에피소드다.




3시즌 17편 : 루트 인격 변화의 결정적인 분수령이 되는 17편. 

과거 루트의 살인 청부사 시절 피해자의 번호가 나오자, 기계는 루트에게 이 사람을 구하라는 명령을 내린다. 

그동안 기계때문에 많이 교화된 상태인 루트는, 자신이 저지른 일때문에 친구를 모두 잃고 총격으로 중상을 입고 

인생 전체가 바뀐 피해자를 직접 대면하면서 생전 처음으로 죄책감을 경험하고 괴로워한다. 


17편은 기계의 세번째 카테고리인 '아날로그 인터페이스'모드를 루트가 어떻게 실행하는지 보여주는 동시에, 

기계의 루트 인성 개조가 거의 완료되는 에피소드이기도 하다. 이것도 정말 잘 만들어진 에피였다. 

3시즌 후반은 진짜 버릴게 하나도 없는 걸작의 퍼레이드인데, 그에 비하면 4시즌은....으헝헝 ㅠ




루트의 변화를 가장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은 바로 여기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철저히 자기 본위의 인생을 살면서, 다른 사람은 언제든 제거할수 있는 도구 취급을 했던 소시오 패스 

루트가 자기보다 상대방을 먼저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루트의 이런 태도 변화를 보고, 철옹성 핀치도 드디어 루트에게 협력 관계를 제안한다. 




3시즌 18편 : 사마리탄의 가동을 막으려는 루트와 그리어의 만남. 

퍼오인의 과거와 현재의 악역 양대 기둥인 두 사람이 조우하는 이 장면은 18편의 백미라 할수 있다. 

(심지어 대사마저도 예술이다...)


루트는 인공 지능의 자유 의지를 존중하고, 사람이 그 의지를 조종하면 안된다고 생각하지만, 그리어는 그 반대 입장.

사실 그리어와 루트는 미래를 보는 시각이나 성향 등 모든 면에서 공통점이 많고, 최적의 동료가 될 수도 있었지만 

가장 핵심적인 부분에서의 의견 차이때문에 적으로 만나게 된 사람들이다.

소패 시절 루트와 그리어의 조합이라면 퍼오인 세계에서 최강의 무적 콤비가 됐겠으나, 그럼 너무 밸붕이라. ㅋ




3시즌 19편 : 자경단의 언론 폭로 때문에 결국 정부는 기계 관련 '노던 라이츠' 프로그램을 종료시키고, 테러 관련 

임무는 온전히 루트에게 넘어온다. 이후 루트는 사마리탄을 막으면서 대테러 임무까지 수행하느라, 쇼의 도움을 

구하기도 하고, 홀로 동분서주하면서 기계의 명령을 충실하게 이행한다. 




3시즌 21편 : 드디어 사마리탄 프로그램의 뉴욕 한정 테스트 가동이 시작되고, 루트는 리스와 쇼를 사마리탄의 

감시에서 벗어나게 하는 동시에, 핀치의 약혼녀였던 그레이스를 구하는 일까지 떠맡는다. 

(사마리탄을 막기위해 하원의원을 죽이라고 명령했던 기계에 실망한 핀치는 종적을 감춘 상태.)




3시즌 22편 : 사마리탄 시스템에 사용될 서버 7대를 탈취한 루트는, 그동안 모아놓은 해커 집단에게 서버에 뭔가 

작업을 하도록 지시한다. 




3시즌 23편 : 사마리탄 시설중 한 곳에 7대의 서버를 설치하러 혼자 들어간 루트를 도와주러 쇼가 달려오고, 

두 사람은 무사히 7대의 서버를 설치한다. 




그러나 이건 사마리탄에 대적하는 방법이 아니라, 이미 정부를 등에 업고 엄청난 세력이 된 사마리탄에게서 

도서관 팀과 해커들을 포함한 7인의 신분을 감추는, 극히 방어적이고 소극적인 전략일 뿐이었다. 


최신 프로세서를 사마리탄에 탈취당하고, 핀치가 법안 통과를 막지 못하고, 안그래도 모든것이 불리한 상황에서 

손발이 묶인 기계가 할수 있었던 일은 이 정도가 최선이 아닐까 싶다.  




피날레에서는 뭔가 도서관팀의 반격이 있을거라고 기대했다가, 일시적이긴 하지만 팀이 해체되고 뿔뿔이 흩어지는 

모습을 보면서 멘붕했던 3시즌 피날레. 

본격적인 사마리탄의 지배가 시작되면서, 기계와 직접 소통하는 루트가 기계의 창조자 핀치보다 더 중요한 롤을 

맡게 될거라는건 이쯤에서는 아주 명백한 사실이 됐다. 


H.R. 스토리가 끝나고 사마리탄이 등장하는 시점부터 리스의 역할은 점점 축소되고, 그 역할을 루트와 쇼가 

양분하는 형태가 됐는데, 4시즌에는 쇼가 중간에 아웃되면서, 초반 시즌 리스의 자리는 거의 루트에게 넘어갔다고 

봐도 될것 같다. 

4시즌 리스의 위장 신분이 형사가 되면서 경찰서에 쳐박아놓는 바람에, 안그래도 줄어든 리스의 운신의 폭은  

더 축소될수밖에 없었고, 반대로 루트는 핀치급의 핵심 캐릭터로 급 부상한다. 

(ㅅㅂ 그래놓고 5시즌에 루트를 어떻게 한다고라....????????)


짧게 쓰고 싶은데 왜 뭘 썼다하면 길어지는가....ㅠㅠ

이쯤에서 루트의 개과천선 시절은 정리하고, 다음 얘기는 다음 글에서 계속....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지나가던 여인 2016.01.03 20:33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루트에 관한 다락방님의 글 잘 읽어봤습니다.
    그리어 할아버지의 역할을 맡은 배우가 놀란 家의 사람이었다니 혼자 깜짝 놀랐습니다 ㅎㅎ
    루트는.. 좀 그만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캐릭터였는데 어느새 퍼오인에서 중요한 인물이 되었죠.
    저도 나름 루트라는 캐릭터를 이제는 받아들이고 있지만, 그래도 루트가 중요한 캐릭터가 되면서부터 리스 오빠의 분량이 확 줄어든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아요.
    쇼-루트 커플도 지지하지만 전 핀치-리스 오빠 커플도 지지하거든요..ㅠ
    제가 퍼오인을 보게 된 이유 중의 하나가 훤칠한 리스 오빠를 보는 것이었어요 ㅎ
    그런데 시즌 4로 넘어가면서 이야기도 마음에 안 들고 리스 오빠의 분량도 점점 줄어들고.. 게다가 시즌 5는 언제 방영될지도 모른다니!!
    아..ㅠㅠ
    말씀하신 시즌 3 16화를 보니 다시한번 이 에피소드가 보고 싶어졌습니다.
    자기전에 한번 보고 자야겠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앞으로도 퍼오인 캐릭터에 관한 다락방님의 글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2. BlogIcon ㅇㅇ 2016.01.26 00:59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이렇게 깔끔히 정리해 놓으신 걸 보니 루트가 참 많이도 변했나 싶네요ㅎㅎ과거의 보석같던 에피들도 생각나고요 처음엔 루트가 핀치 자리를 뺏는거 같아 싫었는데 어느새 계속 봤으면 해는 캐가 됐네용 시즌5에서도 활약해주었으면ㅎㅎ글 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