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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 Ball !!

16.04.14. 야구가 아니라 폭력

by DreamTime™ 2016. 4. 15.



14일 두산-한화전은 야구가 아니라 노욕에 찌든 무능한 감독이 경기가 안풀리는 분풀이를 선수 한명에게 

쏟아붓는 폭력의 현장을 보는듯 했다. 


1회 2사에 올라와 오재일에게 만루 홈런을 맞은 송창식은 그후 5회까지 무려 90구를 던지고 교체됐다.

아마 막아줄것을 기대하고 올렸다가 올라오자마자 만루 홈런을 맞은데 대한 처벌의 의미인것 같은데 

문제는 송창식의 등판 패턴이 엄청나게 불규칙하다는데 있다. 

13일 : 선발 등판 3일 휴식뒤에 불펜으로 15구

14일 : 4.1이닝 동안 90구 

(올해뿐만이 아니라 몇년간 송창식의 누적 혹사는 어마어마한 수준이다.) 

올 시즌 선발 불펜을 오가며 보직파괴로 엄청나게 무리를 시켰고, 불펜 투구까지 생각하면 엄청난 

혹사인데, 그런 투수가 올라와서 홈런을 맞았으면 투수를 원망할게 아니라 그렇게 될수밖에 없었던 

인과 관계부터 생각해야 정상 아닌가. 평생 야구만 해왔던, 진짜 '야구의 신'이라면 말이다. 


많이 회자됐던 어제 경기 5회 상황. 

점수차는 엄청나고 송창식은 힘이 빠져서 정상적인 투구가 안되는 상황인데, 상대 불펜은 아무런 

움직임이 없으니 두산 선수들도 대승하면서도 전체적으로 침체된 분위기였다. 


5회 1사 상황 2구에 빠른 공격으로 아웃당하는 양의지. 

양의지도 빠른 시간 안에 아웃카운트를 늘려주려는 의도가 있었던것 같다. 



그리고 2사에 어제 안타가 없었던 오재원 타석. 

80구를 넘긴 송창식은 힘이 빠져서 공을 제대로 채지도 못하고 배팅볼을 던지는 상황. 



정상적인 상황이었다면 점수차에 상관없이 악착같이 투수를 물고 늘어졌겠지만, 이때의 오재원은 

표정만 봐도 칠 생각이 별로 없어보인다. 



4구 밋밋한 높은공 완벽한 배팅볼인데 본능적으로 뱃이 나가다가 멈추는 모습을 볼수 있다. 



모든 야구팬들을 울컥하게 만든 송창식의 모습. 

도대체가 이런 불합리한 벌투를 시키면서 선수가 뭘 깨닫길 바라는건가?



마지막 5구째 전혀 칠 생각없이 서있다가 삼진당하고 들어가는 오재원. 

만약 한화 불펜에 투수들이 대기하고 있었다면 적극적으로 칠수도 있었겠지.  

하지만 무려 12실점을 하고 투수가 완전히 탈진할때까지 상대팀에서 아무런 움직임이 없는 상황에서 

상대 투수를 도와주기 위해 할수 있는 유일한 일은 빨리 아웃카운트를 늘려주는것 밖에 없었을것이다. 



5회에 2점 홈런 치고도 표정이 굳어있던 민병헌. 

원래 두산 선수들은 큰 점수차로 이기고 있다고 시큰둥하게 있을 녀석들이 아니다. 

(지고있어도 기죽는 법이 없는 해피아이들인데, 이기고 있을때는 말할것도 없지.)

송창식이 부당하게 겪고있는 벌투가 정당하게 승리를 거둔 두산 덕아웃의 분위기까지 침체시켰다. 

이게 야구인가?



프로 데뷔했을때부터 봐왔지만 타석에서 오재원의 이런 모습을 본적이 없다.  


연투중인 송창식에게 무려 90구라는 벌투를 시킴으로써, 어제 한화 경기는 야구의 범주를 벗어났다. 

지는 팀은 물론이고 이기는 팀 선수들도 뒷맛이 씁쓸하고, 양팀 팬들과 모든 야구팬들의 기분을 더럽게 만든 

어제 경기는 야구라는 스포츠를 모독하는 폭력에 불과했다. 


혹자는 경기중에 최선을 다하지 않음으로써 상대에 대한 예의를 저버렸다는 되도않는 논리로 오재원을 

비난하기도 했으나, 그건 야구가 야구다웠을때만 통용되는 논리다. 

14일 경기는 이미 야구의 범주를 벗어나 폭력의 경지에 이르렀고, 그 레벨에서는 일반적인 야구 룰이 아니라 

인간 사회에 통용되는 기본적인 법칙이 적용되어야 한다.  

정상인이라면 불필요한 폭력을 당하고 있는 사람의 고통을 덜어주고 싶은것이 인지상정이 아닌가?

야구도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고, 승부보다 사람이 우선 순위가 되어야 한다. 


어제 경기에서 야구와 상대에 대한 예의를 저버린건 오재원이 아니다. 

팀이 무너질수밖에 없는 여건을 조성해놓고, 혹사로 지친 투수에게 경기를 내줬다는 이유로 상식을 벗어난 

벌투를 지시해서 이기고 있는 상대팀이 승리의 기쁨도 제대로 누리지 못하게 만든 어느 분이지. 


그렇게 야구가 소중하다면 야구에 대한 예의를 제대로 지킵시다. 

승부의 세계에서 타자들이 상대팀 투수 걱정하느라고 제대로 된 플레이를 못한다면 

도대체 그게 무슨 야구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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