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주의
빌리언즈 시즌2는 전 시즌에 비해 드라마적인 요소가 부각되면서 더 재미있는것 같으면서도 희한하게
지루했는데, 그 이유는 스토리의 궤적이 시즌1의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전 시즌과 유사하게 비슷비슷한 스토리라인을 이어가던 빌리언즈가 드디어 11회에 그랜드슬램을
날렸다.
먼저 시즌2의 척 로즈와 바비 액셀로드의 행적을 간단히 정리해보면...
1. 척 로즈
척 로즈는 코너티의 고발로 위법행위에 대한 조사를 받게되고, 바비가 주동한 집단 소송에 휘말려 연방 검사장
자리에서 해임될 위기에 몰리지만, 법무 장관과 친분이 있는 월가의 거물 로렌스 보이드를 국채 입찰 담합 혐의로
기소하고 보이드를 협상 카드로 이용해서 검사장 자리를 지킨다.
그 이후 킹메이커인 막후의 거물 폴리의 지원으로 척은 뉴욕 주지사에 출마할 준비를 하고, 한편으로는 검사장에서
물러나기전에 바비 액셀로드를 잡아들일 궁리를 한다.
요약 : 사면초가에서 꽃길로 진입중.....?
2. 바비 액셀로드
바비는 헤지펀드의 사양세를 직감하고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지만, 잔머리 굴리다가 풋볼팀 매입에 실패하고
카지노 건설 정보를 입수해서 뉴욕주 북부의 소도시에 거액을 투자했다가 척의 아버지의 방해로 막대한 손해를
보기 일보직전인데다, 본업인 헤지펀드도 투자 실패로 인해 분기 실적이 마이너스를 찍을 위기에 처한다.
이윤 추구에 특화된 인물이라 금전적인 위기는 간신히 피해갔지만, 시즌 중간부터 계속 삐걱대던 와이프와의
사이가 틀어지면서 개인사도 순탄치않고, 여러모로 이전 시즌에 비해 바비의 인생은 고난의 연속이다.
요약 : 설상가상인데 본인은 그 사실을 모르고, 희희낙락 블랙홀에 접근중.
이제 11회가 왜 만루홈런감 에피소드인지 그 스토리라인을 따라가보자.
수감생활중인 로렌스 보이드는 바비 액셀로드를 감옥으로 불러 척의 아버지가 거액을 베팅한 신규 상장업체에
대한 정보를 주고, 이 정보를 이용해서 로즈 부자에게 복수해달라는 부탁을 한다. (10회)
이런 상황에서 이 드라마상의 복수 수법은 뻔하다....그 신규 업체에 쇼트를 걸어놓은뒤 방해 공작을 하고 주가가
박살나는걸 기다리기만 하면 되겠지. 문제는 방해 공작의 방법이다.
척은 친구인 아이라가 대규모 지분 매입을 한, 유기농 주스 프랜차이즈 'Ice Juice'에 투자해달라고 아버지에게
부탁하지만, 로즈 시니어의 유동 자산은 신규 카지노 부지에 묶여있는 상황.
척의 아버지는 유망한 사업 아이템이니 척의 신탁 펀드 자금의 일부를 투자해보자고 척을 설득하고, 결국은
척도 그 의견에 동의하게 된다.
'Ice Juice'의 상장 소식이 시장에 풀리자 대부분의 투자 금융들이 롱 포지션에 뛰어들면서, 상장 이전부터
주가 폭등을 예고한다.
바비는 유동 자산이 부족한 로즈 시니어가 'Ice Juice'에 거액을 투자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그 자금이
척의 개인 자산에서 나왔다고 추측한다.
그리고 척에 대한 바비의 개인적인 복수심은 결국 사보타주 방법으로 독극물을 선택하게 만든다.
(11회의 제목은 'Golden Frog Time', AXE쪽에서 방해 공작을 개시하는 시간을 의미함.)
'Ice Juice'는 상장 첫날부터 시초가 18달러부터 시작해서 주당 30달러를 넘기는 초대박을 친다.
감옥에 있는 보이드는 'Ice Juice'의 주가가 폭등하고 있으니 이제 행동에 나설때라고 바비를 재촉하고
바비는 'Ice Juice'의 주가가 정점을 찍었다고 생각되는 순간, 그동안 차곡차곡 준비해둔 계획을 실행에 옮긴다.
사보타주 방법은 미리 포섭해둔 사람들에게 독성이 강한 박테리아를 주스에 섞어마시고 병원에 실려가게 하는것.
(바비는 계획을 실행하기전에, 의사에게 박테리아의 검사를 의뢰하면서 영구적인 신체 손상을 입힐 가능성은
없는지 조사하는데, 그럼 애초에 사람한테 이런걸 먹일 생각을 하질 말아야지.....)
주가 폭등중이던 'Ice Juice'는 동시 다발적인 독극물 사건덕분에 거래 정지가 되고
모든 지점은 공식적으로 영업 정지를 당한다.
영업 정지 조치 이후 다시 거래가 재개된 'Ice Juice'는 종가 3.89를 기록하며 휴지 조각으로 전락.
(반대로 쇼트 잡은 액스 캐피탈은 초대박.)
로펌 지분도 팔고 거의 전재산을 'Ice Juice'에 몰빵한 아이라와 거액을 날린 로즈 부자는 망연자실......
그리고 숙소로 돌아온 척은 침대에 앉아 흐느껴 우는듯한 소리를 낸다........??
여기까지 보고나면 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든다.
공직자 신분때문에 경제적으로 쪼들릴때도 절대 신탁 펀드는 손대지않던 척이 고작 주식투자때문에 그걸 깨는것도
이상하고, 바비 액셀로드의 정보력을 제일 잘 아는 사람이 액셀로드의 본진인 주식 시장에 개인 자산을 털어넣은
것도 이상하고, 거액을 잃긴했지만 그렇다고 척이 그런 일로 저렇게 흐느껴 울만한 사람이던가?
스토리의 흐름이나 캐릭터의 개연성이 뭔가 매우 많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더니만....
역시 이때까지의 스토리는 그냥 껍데기고, 그 밑바닥에는 엄청난 '진짜'가 숨어있었다.
이제부터 척 로즈의 역전 만루홈런 나갑니다.
처음엔 자기 직분에 맞지않는다며, 아버지에게 투자 제안을 해달라던 아이라의 부탁을 거절했던 척이 마음을
바꾼 계기가 뭔지 생각해보면, 척의 의도가 뭔지 감이 잡힌다.
집단소송과 별거때문에 경제적으로 어려울때 고서점에 팔았던 척의 애장서인 처칠의 2차 대전사 전집 초판본을
바비가 사들였고, 척이 다시 전집을 손에 넣지 못하도록 시장에 있는 전집을 싹쓸이해서 창고에 쳐박아놨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척은 격분한다.
그리고 이 사건을 계기로 바비 액셀로드를 확실하게 잡아들일 계획을 생각하던중에 발견한게 바로 아이라가 두고간
'Ice Juice'의 사업 계획서.
척은 아버지에게 투자를 제안하지만, 가용 유동자산이 없다는 것을 알게되자, 지금까지 절대 손대지않던 자신의
개인 펀드를 깨서 투자하는데 동의한다.
이때 척의 대사와 표정이 바로 복선이라고 할수 있는데
Well, if this is what it takes... (뭐, 꼭 댓가를 치러야만 한다면....)
uh, to help you and Ira... (어, 아버지와 아이라에게 도움이 된다면요)
이 두 문장 사이에는 침묵의 공백이 있고, 척은 다른 생각을 하고있다가 현실로 돌아온다.
척의 마음속에서 두번째 문장은 이렇게 되겠지.
....to catch Bobby Exelrod.
한마디로, 바비 액셀로드를 잡기위해서는 개인적인 출혈도 감수하겠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리고 이 계획을 실행하기위해 본격적인 행동에 들어가는 척 로즈.
척은 감옥에 있는 보이드에게 당장 감옥에서 내보내주겠다는 당근을 제시하면서, 대신 자신이 지시하는 일을
그대로 수행하고, 둘 사이의 대화는 절대 발설하지 말아야 한다는 조건을 내건다.
하루하루 감옥 생활이 끔찍했던 보이드는 당장 이 제안을 받아들이고....
바비를 불러 척 로즈 부자에게 자신의 복수를 대신 해달라면서 'Ice Juice'에 대한 정보를 준다.
시즌2 내내 화기애애한듯 했던 보이드와 바비는 결국 필요할때는 서로를 총알받이로 이용하는 관계일뿐.
(바비는 아예 대놓고 보이드는 자신의 총알받이일 뿐이라고 언급한 적이 있고, 보이드는 전 시즌에 위기에 몰린
바비의 지원 사격 요청에 빅엿을 먹이는걸로 화답한 전적이 있다.)
석방 제안으로 보이드를 자기 주머니에 넣은 척은, 보이드를 이용해서 법무 장관에게 조사관 올리버 데이크를
뉴욕 동부검찰의 임시 연방 검사로 임명하게 만든다.
다시 뉴욕으로 온 데이크를 기다리고 있던 척은, 첫번째 연방검사 임무로 액셀로드의 조사를 지시한다.
(진짜 용의주도하지 않은가...집요한 조사와 추적에 특화된 데이크를 자기와 상관없는 동부 검찰에 넣어놓고
액셀로드 사건을 맡긴 다음, 배후 실세인 자신의 공식적인 연관성은 제거하고.)
그렇게 해서 데이크의 FBI 조사팀은 사건 며칠전부터 바비의 일거수 일투족을 전부 감시하고, 직접적인 범죄
연관성을 입증하는 증거를 수집했다.
상장 첫날 'Ice Juice'의 모든 지점에 요원을 배치해서 독극물 사보타주의 범행 현장 동영상을 확보하고
사건 현장에 있던 요원이 증거물이 되는 독극물 샘플을 수집함.
그리고 보이드가 바비에게 행동을 개시하라는 전화를 하게 만든것도 척이었다.
(11회 앞부분에 보이드의 통화 장면에서는 전화를 끊은 다음 시선이 왼쪽으로 향하는데 카메라는 고정된 상태라
보이드 혼자 있는것처럼 보이지만, 후반부에는 카메라가 이동하면서 척의 모습을 보여준다.)
보이드도 바비에게 원한이 좀 있을만한게, 205에서 바비는 보이드의 체포 영장이 발부됐다는 정보를 입수했지만
자기 회사의 분기별 수익율을 올리는데 보이드를 이용하려고 방송이 끝날때까지 보이드에게 경고해주지 않았다.
덕분에 보이드는 해외로 도피할 기회를 놓쳤고, 검찰과의 협상을 거쳐 결국 감옥행.
하지만 살을 내주고 뼈를 취하려던 척도 예상보다 큰 타격을 입었는데.....
주가 폭등을 보고 흥분한 아버님께서 그만 판돈을 두배로 올리는 바람에....ㅠㅠ
원래 8백만 정도의 출혈을 예상했던 척은 자신의 개인 신탁펀드를 전부 날려버리게 된다.
(판돈 두배로 올리고 오링난걸 보면 원래 신탁펀드는 최소 천6백만 달러 혹은 그 이상일듯)
"흐흐흑....으허허허....우하하하하하하하하하~~~~"
살점이 아니라 살을 몽땅 내주긴 했지만, 자신이 쳐둔 덫에 바비 액셀로드를 몰아넣는데 성공한 척은
계획의 성공에 파안대소를 터뜨린다.
사실 결말을 보여주기 전에도 이게 척의 계획이 아닐까 하는 복선은 몇개 있었다.
주식 상장 전날, 아버지와 아이라가 대박을 미리 축하하는 자리에서 척은 아이라에게 변호사 일은 그만두지 말라고
조언하는데, 이미 아이라는 로펌 지분을 파트너들에게 팔아버린 이후였고, 그 얘기를 들은 척은 표정이 썩음.
브레이크 고장으로 인한 사고 직전까지 잘나가던 클랙슨 자동차 회사에 유일하게 숏 포지션을 잡았던 액스
캐피탈에 대한 내부자 거래 혐의를 들고온 스피로스의 의혹 제기에도 척은 시큰둥.
어차피 이런 접근 방식으로 액셀로드를 잡아들이기 힘들다는건 전 시즌에 지겹게 보여줬으니 그럴만도 하지만,
더 확실한 미끼를 준비한 상황에서 이런 미미한 정보가 눈에 들어올리가 없음.
'Ice Juice' 투자에 대해 알고있던 웬디가 액스 캐피탈이 숏 포지션을 잡았다는걸 알고 척에게 달려와서 당장
투자 금액을 빼라고 하는데도 척은 요지부동. (사실 이게 제일 수상했다....)
결국 척을 설득하는데 실패한 웬디는, 액스에 맡긴 자신의 자산을 'Ice Juice'의 숏 포지션에 전부 때려넣어서
척이 입은 손해를 어느 정도는 만회한다. 물론 나중에 이걸 알게된 바비가 길길이 날뛰긴 했지만.
11회에 만루홈런이 터졌는데 피날레인 12회는 과연 뭐가 나올까?
시즌3 오퍼받았다고 이번 시즌 피날레도 시즌1처럼 시들시들하게 마무리하면 욕한다,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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