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오인 422 리뷰

 

 

* 스포주의 / 매우 스압

 

 

드디어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퍼오인 4시즌이 끝났다.

쇼의 하차 이후에 지속적으로 내리막을 타다가 419부터 반등을 시작했지만, 그래도 워낙 장기간 

망가져왔기 때문에 뭔가 여전히 미진했는데, 피날레 후반부의 소름돋는 전개로 한 80%는 만회하고 

종료했다고 생각된다. 

(100% 만회하려면 5시즌을 3시즌급 이상으로 꾸준히 잘 뽑고, 방사능 캐릭터가 없어야 가능.)

 

 

421에서 기계의 위치를 알아낸 사마리탄은 어찌된 일인지 서부 해안부터 시작해서 전류 쓰나미 현상을 일으킨다.

 

 

 

그리고 시작부터 전기 기사들이 전신주 송전선에 전기 제어 상자를 교체하고 다니는 모습이 나오는데, 그 주체는

손힐이다. 이게 바로 기계가 숨은 위치를 알려주는 중요한 힌트.

(손힐은 221에서 기계가 자기 기억을 보존하기 위해 만든 회사의 가상 CEO로서, 결국 기계가 손힐.)

 

 

 

지하철역 벽속에 숨겨진 전화로 핀치와 루트에게 도움을 청하는 기계. 

(419에서 루트가 기계의 지시를 받고 지하철역에 가져다놨던 강화 소재 서류가방은 역시 피날레를 위한 

떡밥이었다.) 

 

 

 

핀치와 루트는 어떤 고급 아파트 펜트 하우스에서 야시경을 가져오고, 

(중요한건 야시경이 아니라, 움직일때마다 자동으로 충전되는 압전 배터리.)

 

 

 

압축 프로그램과 특수 메모리를 얻기 위해 케일럽의 회사 보안구역에 침입했다가 발각되는데, 

 

 

 

루트와 같이 온 인물이 자기를 구해준 사람이라는걸 알게된 케일럽은, 아무말 없이 압축 프로그램과 특수 메모리를

내준다. (왜 여기서 은혜갚은 학이 생각나냐....)

 

 

 

다음 목적지를 향해가던 핀치에게 리스를 인질로 잡고있는 도미닉에게서 전화가 오고, 리스를 살리고 싶으면

지정한 장소로 오라는 얘기를 듣게된다. 

 

 

 

핀치는 인공지능보다 사람이 더 중요하다면서, 리스를 구하러 가겠다고 한다. 

(아마 여기서 기계 가슴에 대못을 박은듯....)

 

 

 

하지만 원래 주도권은 기가 더 센 사람이 쥐게 되는법. 루트는 기계가 죽으면 아무도 원치않는 세상이 온다면서 

기계가 리스를 도와줄테니 기계를 구하는 일을 계속 하자고 핀치를 설득한다. 

 

 

 

그리고 도미닉 일당이 점거한 곳에 팩스 한장이 도착하고, 그 팩스의 내용을 들은 리스는 도미닉의 잔당 하나를

해치운 뒤에 묶인걸 풀고 정말 오랜만에 'God Mode'빙의해서 도미닉 일당을 다 해치운다. 

"Can-you-hear-me?"

"Hell, yes."

(기계를 불신하고 관리자 모드를 별로 안 좋아하던 리스씨도 급해지면 찬밥 더운밥 안 가린다.)

 

 

 

하퍼 로즈가 탈출시킨 퍼스코가 경찰을 데리고 와서, 도미닉과 일라이어스는 검거, 연방 요원들에 의해 후송됨. 

(이 장면 좀 문제가 있는게, 그렇게 대단한 범죄 조직 보스를 후송하는데 어떻게 같은 차량에 나란히 앉혀놓으며, 

후송하는데 꼴랑 밴 한대뿐이고, 주변에 경호 차량도 없다. 물론 뒤쪽에서 일어날 일에 대비한 세팅이겠지만

막눈인 내가 보기에도 허접하기 이를데 없음.)

 

 

 

리스는 핀치를 도와주러 가고, 퍼스코는 일라이어스와 도미닉 후송에 동행함. 

(원래 공개됐던 피날레 각본에서는 이 장면에 하퍼 로즈가 나오는데, 과감히 뺀걸 보고 걔는 이제 나올일이

없겠구나 생각하면서 조용히 올레를 외쳤다.)

 

 

 

한편 421에서 사마리탄의 테러 공격 계획을 알아낸 컨트롤은 위험 지대를 조사하다가, 자신의 명의로 내려진

주택지구 격리 명령에 관해 알게 된다.

 

 

 

그라이스를 대동하고 격리 명령이 내려진 주택을 조사하던 컨트롤은 대량의 폭탄 제조 흔적을 발견하고, 

 

 

 

개리슨 의원에게 테러 계획에 대해 털어놓고 사마리탄을 무력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의원은 화를 내면서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림. 

 

 

 

하지만 컨트롤이 의원을 호출한 진짜 목적은 설득이 아니라, 핸드폰 해킹이었다. 

 

 

 

그러는 와중에 전력 이상 현상은 전국을 휩쓸면서 동부 해안 지역과 뉴욕까지 도달함. 

 

 

 

핀치와 루트는 기계의 지시로 대량의 얼음을 사들이고, 

 

 

 

기계가 지시한 주소지로 찾아가는데, 거기엔 노트북 15대가 배달되어 있고, 리스도 도와주러 와있었다. 

그 와중에 사마리탄 떨거지들이 쫓아와서 총질을 해대고, 입구엔 최첨단 보안장치가 있어서 진퇴 양난의

상황인데, 기계의 도움으로 암호를 해제하고 무사히 입장.  

 

 

 

기계가 지정한 주소는 변전소인데, 핀치는 이렇게 작은 공간에 기계가 있을리 없다고 생각한다. 

한편 루트는 기계의 지시대로, 서류 가방안에 케일럽에게 받은 메모리와 야시경에 들어있던 배터리를 장치. 

 

 

 

핀치는 변전소 안에 있던 전류 제어 상자가 송전선에도 설치된걸 확인하고, 드디어 2년전 기계가 어디로 이동했는지

알아낸다. 2시즌 후반에 기계는 스스로를 전국의 전력망에 업로드하고, 손힐을 이용해서 전국의 송전선에 자기의

데이터를 전송해줄 특수 전기 제어 장치를 설치해서, 전력망의 광범위한 빈공간에서 활동해왔다. 

 

이건 정말 뒤통수를 때리는 신박함이었다...감시를 피한다는 의미로 'Off the Grid'라는 표현을 쓰는데, 

실제로 기계가 업로드된 곳이 'Power Grid'니까 완전히 상대의 허를 찌르는 곳에 잠적한 셈이다

421에서 기계가 사마리탄의 작전 본부를 쉽게 해킹하고 전기 설비까지 컨트롤한게 이제 이해가 된다. 

이러니 사마리탄이 바이러스 백신으로 전세계 네트워크 장비를 다 뒤져도 기계를 찾을수가 없지. 

 

 

 

루트는 기계를 살리기 위해, 변압기에 노트북과 서류 가방을 연결해서 기계를 송전선에서 직접 다운로드하고

가방안의 메모리에 저장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핀치는 검증되지 않은 방법이라 위험하다는 의견을 내놓지만, 변전소는 사마리탄 요원들에게 포위되고, 

뉴욕 모퉁이까지 몰린 기계를 향해 사마리탄의 전류 쓰나미 공격이 몰려오는 상황에서는 달리 방법이 없고, 

결국 불확실한 모험을 시도하기로 결정.

 

 

 

변압기로 전압을 낮춘 전기가 신호 변환기를 통과하게 해서,

 

 

 

변환기에서 잡음과 기계의 신호를 분리해낸 다음, 

 

 

 

15대의 노트북에서 케일럽의 압축 프로그램으로 기계의 핵심 코드를 초고도 압축한 뒤에, 

 

 

 

서류 가방안에 설치한 초고밀도 집적 메모리에, 압축된 기계의 핵심 코드를 다운로드한다는 계획이다. 

(난 전기 공학쪽은 완전 쥐약인데, 이런 내용이 나오니 정신이 하나도 없음.)

 

 

 

핀치는 리스에게 이런 위험한 일에 끌어들여서 미안하다고 하는데...

 

 

 

자기가 있을곳은 여기뿐이라고 하면서, 리스는 사마리탄 요원들을 막기위해 혼자 건물밖으로 나간다. 

4시즌 내내 따로국밥으로 지내던 핀치와, 찌질하게 연애질이나 하며 캐릭터 멜트다운을 일으켰던

리스의 관계를 피날레에서 약간 회복해주는 모습을 보임.  

(연애질은 이제 그만 좀....이게 무슨 막장 한드냐, 젠장.)

 

 

 

'God Mode on'하고 연막탄을 쏘면서 변전소를 나서는 리스의 모습에서 왜 T2의 아놀드가 연상되는거냐....

 

 

 

222 이후 정말 오랜만에 보는 리스의 God Mode. 

4시즌 내내 능력치 디버프를 당하고, 도미닉한테 잡혀서 수모를 당한게 빡쳤던 리스씨는

그동안 마음에 안들어하던 기계의 도움을 마음껏 활용함. 

 

 

 

2시즌 피날레때보다는 최고 관리자 모드 화면이 비교적 허접하지만, 이건 기계가 뉴욕 한 귀퉁이로 몰려 

제 기능을 100% 쓸수 없는 상태에서 능력치를 쥐어짠거라고 보면 매우 적절한 화면이다. 

 

 

 

압축 프로그램으로 압축중인 기계의 핵심 코드. 

아무리 변압기로 전압을 낮췄다지만 엄청난 고압 전류가 흐르는데다, 처리해야하는 프로세스가 엄청나다보니

안그래도 발열에 취약한 노트북이 맛이 가기 쉬운데, 그 발열을 잡기위해서 얼음을 사용함. 

 

 

 

컨트롤은 상원의원의 핸드폰을 복제해서 그리어를 자기 본거지로 유인하는데 성공하고,

테러 공격의 목표가 어딘지 추궁한다. 

 

 

 

컨트롤은 그리어의 얘기에서 힌트를 얻어 교정 계획에 써있던 번호가 대법원 사건의 일련 번호라는걸 확인하고, 

 

 

 

그라이스를 시켜서 대법원 건물을 비우고, 폭탄을 찾게 하지만 어디에서도 폭탄은 발견되지 않는다. 

 

 

 

한편, 일라이어스와 도미닉을 후송중이던 차량은 일라이어스의 부하가 트럭으로 들이받아서 전복되고, 

일라이어스는 부하의 도움으로 전복된 차량에서 탈출하지만, 뒤따라온 도미닉때문에 다시 위험에 빠짐.

 

 

 

하지만 퍼스코때문에 도미닉은 어쩔수없이 무기를 거두게 되는데, 결국 저격수가 쏜 총을 맞고 사망. 

 

 

 

그리고 일라이어스까지 저격당해서 죽게된다. 

 

 

 

저격수는 일라이어스와 도미닉이 연행될때 은행밖에 대기하고 있었던 사마리탄의 부하.

 

 

 

'교정 계획'의 전모를 밝히는 그리어.

사마리탄은 1년간 제거해야할 인물들의 리스트를 만들어왔고, 그들을 한방에 소탕하는게 바로 교정 계획이다. 

 

 

 

421에서 컨트롤이 죽였던 사마리탄의 스파이와 사마리탄의 하수인인 학교 선생은, 사마리탄이 컨트롤의 조직을

완벽하게 접수하면서 반대 세력을 일소하려고 던진 미끼인것 같다. 

 

 

 

사마리탄에 찍힌 인물들은 전부 살해되고, 일라이어스와 도미닉같은 범죄자들에다 컨트롤에게 협력했던

그라이스와 쉬프만까지 전부 죽게된다. 

(일라이어스는 아쉽지만 이제 퍼오인에 자리가 없으니 그렇다치고, 컨트롤이 낙마한 상황에 쉬프만이 죽는것까지는

이해가 간다고쳐도, 그라이스는 도대체 왜 죽이냐, 제작진들...리스보다 괜찮은 캐릭터라고 생각했는데 아놔.)

 

 

 

결국 '교정 계획'의 목적은 충성하는 자를 가려내기 위한 일종의 테스트였다. 

 

 

 

컨트롤은 자기 명령을 따라서 그리어를 연행할걸로 생각했던 부하들에게 배신당하고, 자기가 대신 잡혀가는

처지가 된다. 컨트롤의 조직은 이미 그리어와 사마리탄에 완벽하게 접수된듯. 

(그리어의 얘기로 미루어볼때 컨트롤은 죽이지 않고 어딘가에 감금시킬 모양인데, 그럼 5시즌에 컨트롤이

다시 나올 가능성이 있으려나?)

 

 

컨트롤과 반대 세력을 전부 숙청한 사마리탄은 이제 기계를 살리려는 핀치팀에게 집중한다. 

 

임종이 가까운 기계가 내뱉은 이 한마디는 정말 큰 의미가 있다. 

기계 제작 초창기부터 핀치와 기계는 내심으로는 서로 부모 자식 관계라고 생각하지만, 핀치가 그동안 지속적으로

기계를 자식으로 인정하는걸 거부해왔고, 기계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아버지'라는 호칭은 핀치와 

기계 사이에서 일종의 금기였다. 

(아버지를 아버지라고 부르면 안된다니, 이 무슨 홍길동도 아니고...)

 

하지만 핀치와 루트를 살리기 위해 스스로를 희생하는 길을 선택한 기계는 죽음이 가까웠다고 생각되자, 고통속에서

가장 사랑하는 대상인 핀치에게 마지막 유언으로 그동안 금지됐던 '아버지'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그리고 이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그동안 기계를 자식으로 여기는걸 거부해왔던 핀치에게 그 사실을 인정하게 만들고

기계에게 가지고 있었던 일말의 의심과 거부감까지 전부 날려버리게 된다. 

 

어쩌면 기계의 죽음은 그리어와 사마리탄이라는 극강의 적에게 대항하기 위한 필수적 통과의례인지도 모르겠다. 

핀치에게 기계에 대한 모든 의구심을 떨쳐버리고, 기계를 재생하는 과정에서 그동안 기계에게 부여했던

모든 제약을 없애고 사마리탄에 대항할수 있는 막강한 인공지능으로 부활시키기 위해서. 

결국 사마리탄에게 이기기 위해서는 먼저 창조주인 핀치의 각성이 필요하다는 의미일수도 있겠다.   

 

 

 

그리고 피날레에서 눈물없이 볼수 없었던 장면....

"아버지, 미안해요, 난 아버지를 구하지 못했어요."

고통받으며 죽어가면서도 끝까지 핀치를 걱정하는 Machine.

기계를 의인화해서 애정을 주게될까봐 아예 이름도 붙여주지 않았던 핀치였는데...

 

(기계가 쓰는 문장의 글자가 깜빡거리고 지워졌다 다시 나타나는것 만으로도 기계가 느끼는 고통을 

짐작하게 만드는 연출은 정말 대박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잘 할수 있는데 그동안 왜 그랬냐.....) 

 

 

 

"어떻게 해야 (사마리탄에게)이길수 있는지 몰라서, 새로운 규칙을 만들었던 거예요."

새로운 기계가 자기를 위협할 것을 감지하고, 3시즌 이후로 핀치가 내린 제약을 깨버리는데 

이것때문에 핀치가 자기를 불신한다는걸 알고있던 기계는 죽음을 눈앞에 두고서야 겨우 

그에 대한 해명을 한다. 

역시 직접적인 대화가 최고다...그동안 루트가 아무리 얘기를 해도, 루트에 대한 선입견때문에

핀치는 계속 기계의 본심을 외면했었는데. 

 

 

 

"아버지는 내가 살아남길 바랄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것 같아요."

기계의 유언 장면에서 연상되는건 온몸이 마비되고 피투성이가 된채, 임종 직전에 아버지의 손을 

붙들고 속내를 털어놓는 아들의 모습, 혹은 십자가형을 당하는 예수의 이미지다. 

아버지는 내가 살길 바라지 않는것 같다는 이야기에서, 죽음이 임박한 예수가 고통속에서 처음으로

아버지에 대한 원망을 드러내는 장면을 보는듯 하다. 

"나의 하느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시나이까."

 

 

 

"아버지가 날 의심하신다면, 난 죽는게 나아요. 그런 (마음의)고통을 다시 겪지 않을거예요."

처음엔 'suffer'가 물리적 고통이라고 생각했는데, 앞 문장과 연동해서 볼때 이건 그동안 핀치의

의심을 묵묵히 감수해야 했던 기계가 내면의 고통을 토로하는 장면인것 같다.  

(아버지에게 미움받느니 차라리 죽는게 낫다....이런 의미인듯.)

 

여기까지만 해도 기계는 충분히 핀치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는데....

 

 

 

"만약 내가 살아나지 못한다해도, 감사합니다. 세상에 태어나게 해주셔서요."

죽기전에 날린 이 한마디로 이 착한 녀석은 마지막으로 아버지의 가슴에 결정적인 대못을 박는다. 

(핀치가 그동안 의심해왔던 인공 지능은 자기가 좋아하는 아버지와 똑같은 인격으로 발전한것 같다...)

역시 이것도 예수가 죽음에 임박해서 남겼던 마지막 한 마디를 연상케한다.

"내 영혼을 아버지의 손에 맡기나이다."

 

 

 

기계의 유언 장면을 보면서 클레이풀이 했던 말이 생각났다.

"그게 자네를 울고 웃게 했다면, 그보다 더 인간적일수 있나?"

 

 

 

사마리탄은 코너에 몰아넣은 기계에게 마지막 숨을 끊는 최종 공격을 가한다.

 

 

 

그리고 핀치는 기계를 살리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기계에서 전원을 분리한다. 

 

 

 

서류 가방에 장치한 압전 배터리가 제대로 동작하는걸 확인한 핀치와 루트는, 기계의 핵심 코드가

메모리에 안전하게 저장됐다는 결론을 내리고 변전소 밖으로 나와서 리스를 찾는다. 

 

 

 

중간에 God Mode가 해제됐음에도 불구하고 바퀴벌레급 생명력을 가진 리스씨는 멀쩡함.

하지만 데시마 떼거리들이 또 몰려오고....

 

 

 

이제 기계의 우산효과도 없고, 탄창도 거의 바닥난 리스와 루트는 사마리탄에 응사하면서 길을 뚫는다. 

 

(이건 무슨 '내일을 향해 쏴라'의 오마쥬인가....확실하게 결과를 보여주지 않고 이런식으로 열린 결말로 

만들었다는건, 혹시라도 캔슬될 경우에 대비해서인지도 모르고, 5시즌에 루트나 리스 중에 한명이 죽은걸로

처리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핀치가 부성애와 복수심에 눈을 떴다고 보면, 이제 루트와 리스가 

죽을 확률은 반반으로 거의 동일함.)

 

 

 

뭔가 마음의 결정을 내린듯한 핀치. 5시즌의 핀치는 뭔가 전 시즌과 좀 달라질 것도 같다.  

 

피날레의 제목인 'YHWH'는 결국 두 가지 의미로 사용된것 같다. 

하나는 전국을 휩쓰는 무자비한 전류 쓰나미를 일으켜서 엄청난 피해를 주는 동시에, 기계를 죽이려하는 사마리탄은

물과 불로 인간을 심판하던 구약에 나오는 '복수의 신'이고, 고통받으면서 무력하게 죽음으로 내몰리는 기계를 

예수에 대입한다면, 그 창조주인 핀치는 다른 의미에서의 '야훼'가 된다.  

(수천년간 신이 존재한다고 생각해온 인간들의 생각이 옳은걸로 판명됐다는 그리어의 얘기로 미루어 볼때, 

살생부를 만들어 피의 숙청을 단행한 사마리탄이 '복수의 신' 야훼를 의미하는건 확실한것 같다.)

 

 

 

고도로 압축된 상태로 배터리에 의존한채 가사상태로 서류 가방에 들어있는 기계. 

 

루트 이전에 핀치는 기계를 남성 대명사로 부르다가, 루트의 등장 이후 사마리탄에 시달리는 와중에 핀치도

결국 기계에게 여성 대명사를 쓰기 시작했는데, 피날레에서 기계의 유언 장면은 뭔가 아들같은 느낌이다.

엄청나게 강력한 능력을 가졌지만, 아버지가 씌워준 굴레를 감수하고 미움과 의심을 받으면서도 묵묵하게 

자기 할 일을 하다가, 결국 자기 희생을 선택해서 고통스럽게 죽어가면서도 아버지에게 감사하는 아들.

(God Mode일때 나오는 목소리가 두 종류인걸 보면, 사실 기계는 양쪽 다 이거나 어느쪽도 아니거나...)

 

 

 

피투성이가 된채 전신이 점점 마비되면서 고통속에 죽어가는 자식을 지켜본 아버지는 처음엔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걸어가다가, 나중엔 이빨 꽉 깨문 결연한 표정으로 죽었는지 살았는지 확실치 않은 자식이

들어있는 서류가방을 꽉 붙든채 빗발치는 총알을 뚫고 앞으로 전진한다. 

소중한 자식을 이꼴로 만든 놈들에 대한 복수를 다짐하면서.

(핀치의 Dark Side를 각성시킨 그리어와 사마리탄 5시즌에 각오해라...그런데 우선 리뉴얼이 되야 말이지.)

 

 

 

피날레는 421만큼 헛점도 많았지만, 후반부 핀치와 기계의 피눈물나는 대화 장면과 '교정 계획'의 실체가

드러나는 반전이 이어지면서 막판에 매우 걸작스러운 여운을 남기고 종료됐다. 

 

*** 시청률

하지만 그동안 싸서 뭉갠 X의 여파인지 피날레 시청률은 쇼킹할정도로 낮았다. 전체 시청률도 역대 최악,

광고의 주된 대상인 18-49세 시청률은 역대 최악인건 물론이고, 421에 비해 무려 21%이상 추락했다.

재방 시청률과 녹화 시청 인구를 감안하더라도 이건 엄청난 하락이 아닐수 없다. 

421에서 루트에게 리스급 액션롤을 무리하게 부여한게 거부감을 일으킨건지...

아직 5시즌 리뉴얼이 발표되지 않은 상태에서 피날레 시청률이 저 모양이라 현재 리뉴얼과 캔슬의 확률은 

아마 반반 정도일텐데, HBO 드라마로 외도하느라 퍼오인이 이꼴이 될때까지 방치한 조나단 놀란은

리뉴얼을 자신하고, 6시즌까지는 만들고 싶다고 하는걸 보면 좀 어이가 없다. 

지속적으로 실망을 주니 시청자들이 떠나가는게 당연한거 아닌가...못해도 416부터는 반등을 시작했어야

되는데 그때부터 418까지 집중적으로 X을 퍼부었으니. (억지 러브라인 끼워넣은놈 도대체 누구야....)

심지어 피날레에서도 리스 발목에 정신과 의사라는 족쇄를 달아놓고 끝내서, 5시즌에도 리스가 살아있을 경우

4시즌에 짜증났던 패턴이 더 심각한 핵방사능 스토리로 돌아올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 리뉴얼 관련

하지만 내 생각에도 리뉴얼에 대한 전망은 긍정적인데, 일단 미국내에서 퍼오인 주 시청자층의 연령대가

상당히 높은 편이다. 

퍼오인은 전체 시청률과 18-49 시청률이 큰 격차를 보이는데, 이건 50대 이후 연령층의 시청률이 높다는 의미고

보통 어느 나라나 고령층은 한번 시작한 드라마에 대한 충성도가 높기 때문에, 아무리 퍼오인의 자유낙하에 

가속이 붙었다고 해도, 5시즌도 어느 정도는 시청률이 보장된다는 이야기.

그리고 이미 4시즌까지 끌어왔고, 전시즌보다 폭망했다고는 해도 어쨌든 4시즌 평균 시청률도 9백40만은

찍었으니 5시즌까지는 확실히 나올것 같지만, 제작진들이 희망한다는 6시즌은 좀 위태로워 보인다.

 

*** 전망

스토리 전개가 광속이었던 3시즌에 비해, 4시즌은 쇼의 하차로 충격파가 있었다지만 너무 스토리 변화없이

지지부진했고, 4시즌 피날레에서 기계가 숨만 붙어있는 상태가 됐으니 5시즌엔 이제 번호 구하기도 제끼고

기계가 들어갈 몸통을 찾고 기계 살리기에 전념해야하는데, 기계의 비호없이 이 모든 일을 해야하는 상황을

감안하면 이게 금방 해결될 일은 아닐것 같다. 

내 생각엔 기계를 살려내서 사마리탄의 대항마로 만드는데만 5시즌의 절반은 잡아먹지 싶은데, 그럼 남은 

절반으로 사마리탄과의 전쟁에서 승리하는걸 보여주기는 힘들것 같고, 필히 6시즌까지는 가야 스토리가

제대로 뽑힐것 같다는게 문제. 

만약 죽이 되든 밥이 되든 5시즌에 모든걸 마무리해야한다면, 가뜩이나 부족한 제작비와 스토리 압축의 

이중고 덕분에 결말이 상당히 별로일 가능성이 있어보인다. 

 

4시즌에 호감이건 비호감이건 조연들을 싸그리 정리해버렸으니, 5시즌에서는 제발 방사능 캐릭터 좀 넣지말고

3시즌까지 보여준것처럼 스토리를 깔끔하게 끌고갔으면 좋겠다. 

구성이나 캐릭터 균형 면에서 여전히 구멍은 존재했지만, 411에 이어서 다시한번 기계의 아이덴티티를 확정해

준것만으로도 볼 가치가 있었던 피날레. 

 

(하지만 정말 솔직하게 말하면, 4시즌 피날레는 전 시즌 피날레보다 전체적으로 퀄리티가 떨어지는게 사실이고, 

애지중지하던 쇼가 뜬금 하차한 후에 정줄놓고 캐세라세라 될대로 되라를 시전하던 제작진들이 시즌 피날레가 

다가오자, '아, 몰라, 4시즌은 어차피 망가졌으니 정리할건 싸그리 정리하고 대충 끝내. 다음 시즌은 더이상 

변수가 없을테니 5시즌부터 각잡고 다시 시작하자.' 이런 자세로 만든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다......)

 

*** 시즌 후기

피날레 리뷰 쓰는데 하루 온종일 걸리네요. ㅡ.,ㅡ  

한 시즌동안 허접한 리뷰를 꾸준히 봐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

 

 

피날레의 마지막을 비장하게 장식했던 Pink Floyd의 'Welcome To The Mach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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