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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미드

Stranger Things 리뷰 - (2) 80년대 감성

by DreamTime™ 2016. 8. 14.



* 스포주의



넷플릭스 신작 Stranger Things(기묘한 이야기)에서 차용한 80년대 대중 문화에 대한 감상. 



1. 스티븐 스필버그와 스티븐 킹, 80년대 공포영화 

이 드라마는 보는 내내 내용, 연출, 설정, 전체적인 분위기가 어디서 본것 같다는 느낌을 받게된다. 

스필버그의 E.T.와 스티븐 킹의 IT, 그리고 80년대 공포영화 설정을 빌려다 쓴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관련 정보를 뒤져보니 쇼러너인 더퍼 형제가 영향을 받았다는 인물들이 스필버그, 스티븐 킹, 

존 카펜터라고. 

더퍼 형제는 자신들이 80년대 팝 컬처의 광팬이라고 했고, 그 취향은 드라마에 그대로 반영된다. 


뜬금없이 나타난 신비로운 능력을 가진 엘이 마이크의 집에 숨어 산다는 설정과, 엘이 언어에 서툴다는 

것도 E.T.를 연상하게 하고 



엘을 학교로 데려가기 위해 변장시켜서 자전거로 이동하는 장면도 E.T.와 유사하다. 



이건 대놓고 E.T.에 대한 오마주랄까. 

엘과 아이들이 연구원들에게 쫓기는 상황을 초능력으로 벗어난다는 설정도 동일하다. 

E.T.에서는 자전거를 탄 아이들이 전부 공중으로 떠오른다는게 차이점이지만. 



실종된 윌의 방에 붙어있는 스필버그의 조스 포스터는 세피아 톤의 화면에서 눈에 확 띄게 만들어놓았음. 



구식 카세트 플레이어와 앰프, 그리고 턴 테이블. 

LP는 오디오 덕후들때문에 아직도 쓰는데가 있겠지만, CD를 거쳐 USB로 넘어간 요즘 시대에 내구성이 

허접하기 짝이없는 카세트 테잎을 아직도 쓰는 사람이 있을지 궁금하다. 

하지만 카세트 테잎은 매체와 플레이어의 접근성과 편의성때문에 정말 오랜 세월동안 음원 재생 도구로 

사용된 매체이기도 하다. 오히려 CD쪽이 나온지 몇년 안되서 쇠퇴의 길로 접어든 매체. 



모뎀과 광랜의 시대를 지나 핸드폰 무선 와이파이로 세상 어디든 연결 가능한 21세기에, 무선 통신기로 

다른 나라와 교신하면서 좋아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뭔가 참신했다. 



과거 회상 장면에서 조이스는 윌에게 '폴터가이스트'를 보여주겠다고 약속한다. 

폴터가이스트는 스필버그가 제작, 각본을 맡은 공포물. 

더퍼 형제가 대단한 스필버그 덕후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80년대 문화에 대한 스필버그의 지배력이 

대단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어릿광대 이야기도 나오는데, 무서운 어릿광대하면 역시 스티븐 킹의 'It' 아니겠나....어릿광대 공포증이 

전혀 없었던 나도 이 책을 읽은 다음부터 어릿광대를 보면 일단 흠칫하게됨. 



하지만 이 드라마는 근본적으로 괴물이 등장하는 스릴러물. 

아이들의 동화같은 E.T.의 이미지를 차용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등장하는게 80년대식 공포 영화의 설정. 

담력 시험을 위해 대저택 흉가에서 하룻밤을 보내다가 살인마 혹은 악령에게 하나씩 살해당한다는 설정은 

80년대 공포물의 전형적인 기본틀이다. 

드라마에서는 부모가 집을 비운사이 낸시를 어떻게 해보려는 스티브가 파티를 핑계로 낸시를 초대하고, 

혼자 가기가 싫었던 낸시는 지원군으로 친구인 바바라를 데리고 간다. 

하지만 분위기에 휩쓸린 낸시는 술도 마시고, 바바라에게도 칼로 맥주캔 따기를 강권하다가 결국 바바라의 

손에 상처를 내고, 스티브와 단둘이 있기 위해 바바라를 혼자 돌려보낸다. (아니 뭐 이런 미친X이....)



수영장에서 혼자 낸시를 기다리던 바바라는 피냄새를 맡은 괴물에 의해 다른 차원으로 끌려가고, 결국 

죽음을 맞게된다. 결국 바바라의 죽음은 전적으로 낸시가 원인 제공. 

이래서 낸시가 이 드라마의 거의 유일한 발암 캐릭터로 당첨됨. 

괴물에게 끌려가기 직전 절규하는 바바라의 마지막 모습은 공포물에서 부지기수로 보던 장면을 그대로 

베껴놓은것 같다. (이건 거의 포스터급이다)



조나단, 낸시, 스티브를 굳이 한집에 모아놓고 괴물과 싸우게 만든것도 공포물의 전형적인 구성이다. 

물론 진짜 공포물이라면 싸우는 도중에 스티브 정도는 죽어야 되겠지만, 이건 슬래셔물이 아니기 때문에...

그리고 형제중에 동생이 미지의 괴물에게 끌려가고, 형이 동생을 구하기위해 나선다는 설정은 스티븐 킹의 

'It'을 연상시킨다. (It에서는 동생이 죽는다는 차이점이 있지만)

윌의 친구들과 엘의 조합 역시 'It'에 등장하는 'Losers Club' 구성의 기본 틀과 거의 비슷하다. 

너드 느낌의 주인공, 흑인 소년, 뚱보, 가정 폭력에 시달리는 여자애라는 조합은 마이크, 루카스, 더스틴, 

엘과 흡사하고, 이들을 괴롭히는 school bullies가 있다는 설정도 소설과 유사하다. 



미지의 괴물의 설정은 에일리언에서 따온것 같다. 

에일리언의 면상이 극단적인 돌출형인데 반해, 이 괴물은 안면 함몰형이라는 차이점이 있긴 하지만, 

둘다 답없는 포식 괴수라는 점은 동일하고, 하퍼와 조이스가 괴물이 사는 이계에 갔을때 발견한 괴물의 

서식 환경도 에일리언의 그것과 아주 흡사하다. 

(인간을 잡아먹기도 하지만 숙주로도 이용하는것 같고, 거대한 알이 발견된 점 등등)

이것들을 무기화하려고 접촉을 시도하다가 개피본다는 설정은 에일리언2와 똑같다.  



배경이 80년대라 음악도 그 시절 노래가 나온다. 

낸시와 스티브가 같이 있을때 나오는 음악은 TOTO의 'Africa', 베드씬과 바바라의 납치가 교차되는 장면에서 

얼핏 들리는 노래는 Foreigner의 'Wating for a girl like you'. 




2. 클리셰 빗겨가기 

유사점만 나열해놓고 보면 이미 만들어진 틀에 80년대 문화만 대충 끼워넣은것 같지만, 제작자 특유의 

색깔은 분명히 존재하고, 그런점때문에 이 드라마가 흥한다고 볼수 있다. 


스필버그 덕후인 더퍼 형제는 드라마 전반에 스필버그 오마주를 깔아놓긴 했지만, 스필버그의 가장 치명적인 

단점인 신파는 가져오지 않았다.  

당대에는 흥행 대성공했던 E.T.가 지금은 잊혀져가는 영화가 된 이유가 바로 이 신파극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입장에서, 더퍼 형제의 지나친 감정 표현을 배제한 담담한 연출은 꽤 괜찮았다. 


가족, 친구가 갑자기 실종되고 생사가 불분명한 극단적인 상황인데도 등장 인물들은 감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보다는, 느릿하긴 하지만 현 상황을 타개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어떤 상황에서도 무리한 

감정 폭발을 일으키지 않는다. 

스필버그였다면 엘이 괴물과 함께 산화되기 직전에 마이크하고 눈물콧물 쏟아가며 손발 오그라드는 장면을 

연출하게 만들었을지도....(ex. 다큐적인 접근으로 건조하게 잘 나가다가 막판에 오징어구운 쉰들러 리스트) 

80년대에는 그런 신파가 먹혔을지 모르지만, 지금 그런 방법을 쓴다면 코미디가 되어버리겠지. 

'Stranger Things'의 덕목은 지나친 감정 폭발을 배제하고, 끝까지 담담하게 끌어갔다는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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