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오기만 하면 경기를 터뜨리는 그 선발 투수가 나와서 모두의 예상대로 폭파된 경기.
그래도 건진게 있다면 이틀 연속 홈런에, 공수에서 가능성을 보여준 박준영.
1사 만루에 나와서 9구 승부끝에 볼넷으로 밀리런 1점 추가.
2스트 먹고 시작해서 허둥거리다 헛스윙 삼진일줄 알았는데 침착하게 볼 고르는걸 보고 좀 놀랐다.
하긴 투수 시절부터 멘탈 하나는 알아주는 선수였으니.
7회는 호수비로 안타 한개를 지우고, 2루에 송구해서 선행 주자도 아웃시킴.
잡은것도 대단한데 그 불안정한 자세에서 정확한 송구를 하다니.
찾았다, 퇘지 후계자.
지고있다는걸 잊게 해준 박준영의 이틀 연속 홈런.
엔씨 팬들이 박준영의 활약에 환호하는 이유.
김태진, 이상호가 타팀에 가는 바람에 남은 내야 백업은 지석훈, 박준영, 김찬형, 도태훈, 최정원인데
김찬형은 나올때마다 에러로 경기를 터뜨리는 패배의 아이콘이고, 도태훈은 수비는 그럭저럭 하는데
타격이 영 안되고, 수비가 제일 안정적인 지석훈은 나이가 있어서 언제 은퇴할지 모르니 어린 선수를
키워야하는데, 이런 난감한 상황에 유격, 3루가 가능한 박준영이 가능성을 보여주니 좋아할 수 밖에.
게다가 노쇠화로 3루 수비 범위가 눈에 띄게 좁아진 박석민 때문에 빨리 3루 대체자를 찾아야하는데,
박준영이 주전급으로 성장해준다면, 노진혁을 3루로 보내고 박준영을 유격으로 쓸수도 있고, 그 반대도
가능해지고 여러모로 선수 운용의 폭이 넓어진다는 사실.
여기에 최정원이 좀 더 성장해서 매년 연례행사로 깨지는 마트박의 자리를 메꿔줄 수 있다면 최상인데.
만루에 걸어나오는 포스가 범상치 않길래, 뭐 하나 하겠구나 했더니 밀리런 타점을 올림.
* 다시 보는 박준영의 투수시절
1군에 올라와서 첫 홀드를 기록했던 롯데전.
97년생이 마운드에서 포커페이스 쩔어서 돌부처 유망주로 주목받던 시절.
무사 1,2루에 올라와서 연타석 홈런의 히메네스 상대로 삼진, 뜬공으로 투아웃까지 잡고
뜬금 볼넷으로 만루를 채우더니 결국 삼진으로 무실점 이닝 종료하고 홀드를 챙겼던 엘지전.
이 경기를 이기면서 엔씨는 엘지 상대로 1년 10개월만에 위닝 시리즈를 했었다.
경기 MVP는 지석훈이었는데, 만루를 막은 임팩트때문에 인터뷰는 박준영 당첨.
16시즌에 구창모하고 같이 불펜 자원으로 1군에 등록됐는데, 박준영의 임팩트가 하도 대단해서
선발 전환하기 전까지 상대적으로 구창모는 주목을 덜 받았었다.
구창모나 박준영이나 어린이 티가 줄줄 흐르던 시절.
연속 볼넷으로 주자 2명을 깔고 내려와서 초조하게 경기를 지켜보던 SK전.
'겸손' ㅋㅋ
고등학교 갓 졸업한 나이의 허장성세가 엿보이던 시기.
짧았지만 나름 화려했던 박준영의 투수 시절.
수술, 재활 후 타자로 전향하는 실패와 고뇌의 시간도 겪어보고, 군 문제도 해결하면서
예전보다는 많이 성장한듯한 박준영.
이 녀석 포텐이 터져주기만 하면, 이제 김찬형의 수비를 보는 고문에서 해방될수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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