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주의
퍼오인 402의 기본 스토리는 넘버가 퍼즐을 풀고 다니고 거기에 도서관 팀이 얽히는 일견 간단해 보이는
플롯이지만, 그 비하인드 스토리는 절대 간단하지가 않다.
402의 제목은 'Nautilus'. (앵무조개)
밤참 먹자고 불러내서 핀치에게 새 번호를 떡하니 안겨주는 리스.
의외로 핀치는 아직도 예전 일로 복귀하는데 회의적이다.
이번 번호는 천재급 두뇌를 가진 수학 전공 대학생 클레어.
모종의 '게임'의 최종 승자가 되기 위해 뉴욕을 누비고 다니며 퍼즐의 실마리를 찾아다니는데,
그 게임을 주도한 배후가 문제.
누군가 정체불명의 사이트에 앵무조개 그림과 '깨달음을 얻고 싶으면 최종 승자가 되라'는 포스트를 올렸는데
이미지에 숨어있는 데이터를 해독하면, 어떤 비밀 네트워크를 해킹해서 암호화된 특정 파일을 훔쳐낼수 있는
방법이 나온다. 그리고 지정된 장소에 가면 다음 장소를 암시하는 힌트가 있는데 이걸 단계적으로 따라가서
최종 목적지까지 도달하는 사람이 승자가 되는 게임이다.
게임 참가자들에게 훔쳐내도록 한 파일은 '실버풀'이라는 용병 보안회사가 해외에서 저지른 잔학행위에 관한
기밀 보고서인데, 이런 이유로 클레어가 게임 퍼즐을 풀어가는 내내 실버풀 용병들의 살해 시도가 이어진다.
게임의 주도자를 찾기 위해 핀치가 보안 카메라 영상을 해킹하는데, 잠시후 누군가 무서운 속도로 역 해킹을
해서 핀치의 컴퓨터를 무력화시키고 위치 추적까지 시도.
다급해진 핀치는 노트북을 버리고 도망감.
여기서 밝혀지는 게임의 배후 세력은 바로 사마리탄이다.
사마리탄이 수족처럼 쓸수있는 인재를 끌어모으려는 것이 이 게임의 목적.
게다가 이 게임은 한번으로 끝나는게 아니라 27일 주기로 반복되고, 파리와 도쿄같은 대도시에서도
진행중이다.
기계에게 있어서 루트같은 존재를 전세계적으로 리크루팅하고 있는 사마리탄.
핀치는 클레어가 사마리탄의 손아귀에 들어가는걸 막으려고 하지만, '사람은 모든걸 스스로 결정해야한다'는
자신의 지론에 따라 결국 최종 선택은 클레어가 하도록 내버려 둔다.
결국 클레어는 최후의 테스트까지 통과하고 사마리탄의 휘하에 들어간다.
이번 에피소드에서 알수 있는 사마리탄이 원하는 인재상.
1. 특출한 두뇌 (각 단계의 퍼즐을 모두 푸는건 보통 머리로는 불가능)
2. 맹목적인 행동력 (목표 하나만 바라보고 밤이고 낮이고 달림)
3. 대담함과 무모함 (목표를 위해서는 도로 한복판에 뛰어들거나 용병들의 살해위협에도 굴복하지 않음)
4. 잃을 것이 없는 사람 (최후의 테스트는 자기 목숨을 포기했을때 통과할수 있다)
그리고 리크루팅 대상이 10대에서 20대 초반이라고 보면, 점점 드러나는 사마리탄의 본색은 파시스트에
가까와 보인다.
파시스트들이 정권을 잡고 반대파를 숙청할때 완장을 채워서 선봉에 세우는건 보통 10대 청소년들인데,
그 나이 또래는 아직 가치관의 정립이 안됐고, 선악에 대한 구분도 모호하며, 권력에 따른 책임에 대한 자각은
거의 없는 반면, 주어진 권력을 휘두르는데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고, 따라서 폭력적인 행위에 대한 죄책감도
희박해서, 그들에게 권력을 쥐어주는 주체의 목적을 이루는데 아주 편리한 수단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로 히틀러의 나치, 캄보디아의 킬링 필드, 중국 문화 혁명 etc.)
너무 복잡하게 쓴것 같은데, 저 위의 문장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대충 '중2병'정도 되겠다.
(우와, 이 부분 그대로 copy paste해놓고 자기 생각인것처럼 쓴 글 봤는데.....진짜 어이상실이다....)
소시오 패스였던 루트가 기계와 핀치의 영향으로 점점 인간적으로 변해가는 반면, 생명을 소중하게 생각하던
클레어는 사마리탄의 영향으로 점점 cold-blood로 거듭날것 같고....
퍼오인은 겉보기에는 단순해 보이지만, 그 이면에 숨어있는 철학은 참 심오하다.
결국 유출된 기밀 보고서는 언론에 폭로되고, 실버풀이란 업체는 매장된다.
사마리탄이 굳이 일개 용병 보안업체를 제거하려고 한 이유는, 이 회사에서 기계나 사마리탄같은 성격의
감시 시스템을 개발중이었기 때문이다.
사마리탄 입장에서는 경쟁자도 제거하고, 인재도 발굴하고 일거양득 미션.
그리고 401 마지막에 핀치가 발견했던 장소는 수십년간 버려진 지하철 수리용 터널.
인테리어 공사에도 일가견이 있는 핀치는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전기 배선에 컴퓨터 시스템까지 혼자
다 완성해놓고나서 리스에게 장소를 알려줌. (워, 도대체 이 인간은 못하는게 뭐냐, 무슨 완전체도 아니고)
하원의원 살해 지시 이후, 기계의 명령을 받는걸 거부하던 핀치는 결국 마음을 바꾸고 다시 싸우기로
결심하는데, 클레어의 케이스에서 보여준 사마리탄의 파시스트적 특성과 생명경시 성향이, 타고난 반골기질을
가진 핀치의 반발심을 자극한것 같다.
역시 쇼는 안내없이도 혼자 위치 추적해서 잘 찾아오고.....
323에서 뿔뿔이 흩어져서 해체되는듯 했던 핀치팀은 지하철 기지에서 새출발.
이제 도서관팀이 아니라 '지하철팀'이라고 불러야 하나.
402를 보면서 작가 이름에 'Melissa Scrivner Love'가 떴을때 왠지 뒷골이 땡기더니, 역시나 간단하게 써도 될
문장이 불필요하게 길어지고, 의미 전달은 명쾌하지가 않고, 해석도 깔끔하게 되질 않는다.
이 양반이 썼던 각본중에 제일 골때렸던게 바로 최고로 재미없었던 에피중 하나인 304.
자막 만들면서 짜증과 욕이 오락가락했던 최악의 에피라서 그 다음부터 이 사람 이름만 보면 거부감이...
퍼오인 작가들은 다 괜찮은 편이지만 그 중에서도 내용 전달이 제일 명쾌하고 깔끔한건 David Slack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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