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주의
새해 첫날 예정보다 일찍 공개된 파일럿 이후 2주만에 방영된 빌리언즈 2회 리뷰.
대부분의 미드가 그렇듯이 빌리언즈도 시험 주행인 '파일럿'이후에 나온 2회에 소소한 변화가 있었다.
(한 시즌 풀 오더를 받고 시작하는 미드도 있지만, 시험작으로 파일럿을 만들어 방영하고나서 반응이 좋으면
그대로 시즌을 진행하고, 아니면 파일럿으로 끝나는 경우도 많아서, 파일럿과 본격적인 시즌의 시작은 사소한
설정에서 조금씩 차이가 있다.)
파일럿에서는 바비 액셀로드의 부하 정도로 묘사됐던 마이크 '왝스' 와그너의 위치가 C.O.O.(실무 총책임자)로
확실하게 규정되고, 비중도 늘고, 스타일도 약간 달라졌다.
왝스역 David Costabile은 브레이킹 배드에서 월터와 같이 블루 메스를 제조하던 화학자로 나왔고, 데미지스,
퍼오인 등 여러 드라마에서 자주 보이는 감초같은 조연 배우인데, 빌리언즈에서는 모처럼 레귤러로 등장했다.
(내가 좋아하는 배우인데 레귤러로 나오니 굿~~)
그 외에, AXE의 정신 상담을 담당하는 웬디 로즈의 헤어스타일과 분위기가 약간 달라졌다.
파일럿에서는 너무 SM과 알파 성향만 강조했다 싶었는지, 공격적인 면이 살짝 무뎌졌다는 느낌?
SM 변태적인 모습과 갈등만 강조했던 로즈 부부는 2회에서 좀더 일상적이고 정상적인 부부 관계로 그려놓았다.
파일럿에서 자기 명성에만 집착하는듯 보이던 로즈 검사에게도 인간적인 면이 있다는걸 보여줬고.
(웬디 로즈를 볼때마다 왕좌의 게임 레나 헤디가 생각나는데, 둘이 좀 닮지않았나....)
이제부터 2회 리뷰 시작.....
바비의 대저택 구입에 대한 역풍의 시작은, 연방 검사의 수사가 아니라 기존 고객의 이탈로 나타난다.
AXE에 투자를 위탁했던 15억 달러 규모의 교사 연금 펀드 관리자와 고객들이 바비의 돌출 행동에 불만을 품고
투자회사를 바꾸려고 하자, 바비는 이런 거액의 투자금이 빠져나가면 언론에 알려질것이고, 비슷하게 보수적인
성향을 가진 다른 펀드들도 줄줄이 이탈할거라고 생각하고, 교사 연금 펀드의 이탈을 막으려고 한다.
(라이벌 펀드 매니저로 나온 배우는 퍼오인 220의 의사 선생. 베터콜 사울에서도 지미 맥길이 고소하려는
악덕 양로원의 변호사로 나오던데, 이 아저씨도 요즘 여기저기서 자주 보인다.)
왝스와 바비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교사 연금 펀드 관리자는 요지부동이다.
사치스러운 대저택의 매입과 경제지 표지를 장식하는 등의 돌출 행동은 역시나 보수적인 투자자들의 반감을 샀고,
이윤이 줄어들더라도 보다 안정적인 운영을 하는 회사를 선호하게 만들었다.
이 일이 앞으로 AXE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될지 이것도 앞으로의 스토리 전개에 흥미거리.
한편, 바비의 변호사는 연방 검사의 수사가 시작되기 전에 회사의 기업 문화를 쇄신하고, 꼬투리 잡힐만한 일을
원천봉쇄하라고 충고한다.
(이 변호사 어디서 본것같다 했더니, 트루 디텍티브 1시즌의 그 정원사...)
그리고 AXE의 트레이더 회의중에 갑자기 SEC의 조사관들이 들이닥쳐서 전 직원들을 긴장시키는데,
이건 바비가 계획한 모의 실전이었고, SEC 조사관들은 AXE에 신설된 내부 감사팀 직원들이었다.
여기서 바비는 도덕적으로 문제가 될만한 거래를 했던 증권 거래인 한명을 본보기로 해고한다.
웬디는 가짜 조사에 대해 자기에게 미리 알려주지 않은 것과, 갑작스런 트레이더 해고에 대해서 바비에게
항의하는데, 바비는 진짜처럼 보이기 위해서 고의로 사전 통보를 하지 않았다고 밝힌다.
결국 웬디는 바비가 부탁한대로, 해고당한 트레이더를 찾아가서 바비에 대한 복수심을 버리게 하는데 성공하지만,
다음에도 이런 일이 생기면 회사를 그만두겠다는 최후 통첩을 한다.
(결국 웬디가 AXE를 떠날수도 있다는 복선이려나?)
파일럿에서 바비가 기자에게 넘겨준 미끼였던, 헤지 펀드 매니저 스티븐 버치의 내부거래 사실이 언론에 공개되자
로즈 검사는 연방 검사와 FBI도 몰랐던 사실에 대한 기사의 배후로 생각되는 기자를 찾아가서, 정보 제공자가
누구인지를 캐묻지만, 기자는 꿈쩍도 안하고 오히려 척이 기자에게 약점만 잡히고 한방먹는 상황이 된다.
(연방 검사쯤 되는 사람이 기자가 술술 불거라고 생각했다면 제대로 오산을 한거고, 그게 아니라면 검사가 자기
권력에 대한 자신감이 지나쳤거나....어쨌든 이건 왜 이랬는지 이해가 안가는 장면.)
스티븐 버치 사건에 대해 FBI와 수사 공조를 하면서, 이건 바비 액셀로드가 던진 시선 분산용 미끼라는 확신을
굳히는 로즈 검사.
정황이 너무 뚜렷하고, 확실한 증거물에 증인까지 확보된 상황이라 FBI가 수사할 것도 없는 사건.
(저 FBI 요원은 퍼오인의 제시카. 낯익은 배우들이 많이 나와서 좋은 빌리언즈.^^)
척은 FBI와 공조해서 버치의 사무실을 급습하기 전날, 버치와 합의를 해서 사건을 빨리 종결시키고,
다시 액셀로드에 대한 조사에 집중한다는 결정을 내린다.
보좌관은 처음엔 반대하지만, 척이 이 상황을 영화 '내일을 향해 쏴라'(Butch Cassidy & the Sundance Kid)에
비유해서 설득하니 결국 넘어감. (저 영화도 한번 다시 봐야되는데....)
거액의 벌금 징수와 Family Office로 전환하는 조건으로, 로즈 검사는 버치 사건을 혐상으로 마무리짓는다.
한편, 바비의 해결사는 연방 검사 사무실 스탭의 마약 문제를 약점으로 잡고, 연방 검사의 수사 관련 정보를
자기에게 넘기라고 압박한다.
덕분에 버치 사건에 대한 모든 정보가 바비 액셀로드에게 실시간으로 전달됨.
이번 에피소드의 제목은 'Naming Rights'(명명권)인데
바비는 자선 행사가 열린 '엘리스 이즈 홀'의 이름에 계속 집착하고
건물 보수에 1억 달러, 건물에 자기 이름을 붙이는 댓가로 네이밍 권한을 가진 이즈 가문의 가족들에게 2천5백만
달러를 주겠다는 조건을 제시한다.
뜬금없이 건물 이름 바꾸는데 왜 이리 집착하나 싶은데 그 이유는 마지막에 나온다.
네이밍 권한을 양도받기 위해 엘리스 이즈의 손주들을 만난 자리에서, 과거에 바비가 엘리스 이즈를 만났을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바비는 학생시절 주말마다 골프장 캐디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한번에 16달러씩 하루에 두탕을 뛰어서 주말 동안
64달러를 벌고, 16주동안 1,024달러를 모아서 그걸 1년간 용돈으로 썼다.
엘리스 이즈의 캐디 노릇도 몇번 했는데, 한번은 이즈 영감이 바비에게 퍼팅에 대해서 조언해달라고 하더니,
퍼팅이 홀에서 빗나가고 자기 손자가 그걸 보고 웃었다는 이유로 바비를 골프 클럽에서 해고해 버렸다.
가난한 학생이 용돈을 벌 기회를 순간적인 분풀이때문에 박탈해버린 셈.
그런 이유로 바비는 이즈 가족에게 지불하기로 했던 2천5백만 달러의 앞자리에서 캐디 아르바이트 1회 보수였던
16달러의 16을 뺀 9백만 달러만을 내놓는다.
이즈 가족은 엄청나게 반발하지만, 부자집에서 태어나 한번도 돈을 벌어본 적이 없고 현재 파산 위기에 몰린
엘리스 이즈의 후손들은 어쩔수 없이 9백만 달러만 받고 권리 양도를 한다.
액수에 상관없이 결국 권리를 내놓을수밖에 없는 일가족의 상황을 꿰뚫어본 바비 액셀로드의 복수극.
2회는 1회에 비해서 조금 임팩트가 약하다고 봤는데, 이 장면에서 데미안 루이스의 연기로 전부 만회.
마지막 장면은 자기를 해고했던 사람의 이름이 지워지는걸 흐뭇하게 지켜보고 있는 바비 액셀로드로 마무리...
데미안 루이스는 BOB를 제외하면 정신적으로 약간 불안정한 면이 있는 역할을 많이 했는데(라이프, 홈랜드)
빌리언즈도 예외는 아닌것 같다.
파일럿에서도 약간 운을 띄우긴 했지만, 바비 액셀로드는 뭔가 어려웠던 옛 시절의 영향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면이 있다고나 할까....자기에게 친절했던 피자가게 주인에게는 호의를 베풀고, 자기를 홀대했던
사람에게는 세월이 많이 지난 다음에도 잊지않고 일종의 보복을 하는걸 보면 이 사람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라는 가치관을 신봉하는 캐릭터가 아닌가 싶다.
내용이 어려워서 한번만 봐서는 100% 이해가 어렵고, 두번 정도는 봐야 대략적인 내용이 이해가 되긴 하지만,
그래도 배우들의 호연과 잘 짜인 플롯만으로도 계속 볼 가치가 충분한 빌리언즈.
1시즌은 총 12편 구성이니까 앞으로 10회동안 어떤 스토리를 어떻게 펼쳐놓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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