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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미드

신작 샨나라 연대기 가열차게 까기

by DreamTime™ 2016. 1. 7.



MTV 제작의 신작 미드 샨나라 연대기(The Shannara Chronicles).

왕좌의 게임을 능가하는 환타지 대작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를 해도 그냥 그런갑다했는데, 어제 공개됐다기에 

호기심에 일단 한번 봤다. 1,2편은 묶어서 나오고 공개된건 4편까지.

일단 3편까지 본 감상은, 어디선가 본듯한 환타지 설정은 다 끌어다가 믹스해놨고, CG는 덕지덕지 발라놨는데 

젊은 배우들(특히 오스틴 버틀러)의 발연기와 매끄럽지 못한 연출덕에 나름 액션물임에도 불구하고, 엄청 졸렸다. 

파일럿은 원래 엄청 신경써서 만든다는걸 감안하면, 시즌이 중후반으로 갈수록 더 심한 발연기와 연출 폭망을 

보여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보는 사람에게 주먹쥐고 참을 인(忍)자를 그리게 만드는 드라마는 1시즌으로 끝내는게 정상이지.)



1. 스토리

원작은 못봤고, 드라마만으로 파악한 스토리는 대략 이러하다. 

배경은 핵전쟁으로 문명이 파괴된 후 한 세월이 지난 다음의 지구인데, 4개의 땅에 엘프와 난쟁이, 트롤, 인간이 

살고 있다. (중간중간 헬리콥터나 대형 안테나의 잔해같은 멸망한 문명의 유적(?)같은 것도 나온다.)

이중 엘프의 땅에는 엘크리스라는 마법의 나무가 있는데, 드라마는 이 나무를 지키는 7명의 '선택된 자'

(The Chosen)를 선발하는 살벌한 달리기 장면으로 시작된다. 


엘프족의 공주 앰벌리가 7번째로 선발되고, 이 선택된 나무 지킴이들은 순서대로 마법의 나무에 손을 대고 

나무와 교감을 하는데, 앰벌리가 손을 댔을때 나무는 피를 흘리고 악마가 나타나서 엘프의 땅을 폐허로 만드는  

끔찍한 환영을 보게 된다. 그 이후 자기가 남자 친구를 죽이는 환영을 본 앰벌리는 자기 때문에 나쁜일이

일어날거라고 생각하고, 결국 나무 지킴이의 의무를 저버리고 고향을 떠난다. 

한편, 마지막 드루이드 알라논은 마법의 나무 엘크리스의 부름을 받고 30년간의 잠에서 깨어나, 엘프의 땅으로 

가는데, 이미 엘크리스는 피를 흘리면서 죽어가고 있었다. 


수천년전 엘프족과 디몬의 전쟁이 일어났을때, 멸망 직전까지 몰린 엘프족이 마법으로 디몬을 이공간에 가둬놓고 

그 디몬들을 감시하는 파수꾼 역할을 하도록 심어놓은것이 엘크리스인데, 엘크리스가 죽어가면서 나뭇잎이 

하나씩 떨어질때마다 감금됐던 디몬이 하나씩 깨어나게 된다. 


드디어 나뭇잎이 떨어지기 시작하고, 가장 강력한 디몬이 깨어난다. 디몬은 부하들이 깨어나자 그중 하나를 

앰벌리로 위장시켜서 엘프 나라로 보내고, 공주를 제외한 6인의 나무 지킴이들을 전부 죽여버린다. 

죽어가는 엘크리스를 살릴수 있는건 선택된 나무 지킴이들 뿐이라, 알라논은 자취를 감춘 앰벌리를 찾으러 

길을 떠난다. 그 여정의 도중에 엘프와 인간의 혼혈인 윌을 만나게 되는데, 윌은 마법을 쓸수있는 엘프인 샨나라의 

마지막 후손이었다. 그리고 윌의 아버지와 알라논은 30년전에 같이 디몬들과 싸운 사이. (우연 쩐다)

윌은 알라논에게 마법의 사용법을 배우기 위해, 앰벌리를 찾으러 가는데 동행한다. 


어쨌든 이러이러하고 저러저러해서 결국 알라논과 윌은 앰벌리를 찾아서 엘프 나라로 데려가는데, 엘크리스를 

살리려면 나무 지킴이가 엘크리스의 씨앗을 안전한 성역까지 운반해야하고, 거기서 Bloodfire에 씨앗을 넣으면 

나무가 다시 부활하고, 디몬들은 세상에서 사라지게 된다.

나무의 씨앗을 얻으려면 목숨을 건 테스트를 거쳐야 되는데, 앰벌리는 그 시험에 통과하기 위해 엘크리스 안으로 

들어간다. 여기까지가 3편까지의 이야기. 

씨앗을 얻어낸 후에는 앰벌리, 윌, 알라논, 에레트리아, 밴든 이렇게 5인조가 성역을 찾아 엘크리스를 살리는 

퀘스트를 펼치게 될듯. 



2. 발연기와 어색한 연출

공개는 4편까지 됐는데, 3편까지도 간신히 보고 접었다. 젊은 배우들의 발연기가 상상 초월이다.

발연기라고 깠던 콴티코도 샨나라에 비하면 명연기다. 젊은 배우들중에서는 공주역 포피 드레이튼이 그나마 

좀 낫고, 나머지는 얘네들이 배우 맞나 싶을 정도로 대사 발성과 몸동작이 개판 오분전이다. 

환타지물이라면 연기는 좀 부족하더라도, 덕후들을 타겟으로 해서 캐릭터성을 내세울수 있는 배우를 뽑아야 

되는데, 주요 배역들이 하나같이 개성도 외모도 그저 그렇고, 특히 윌 역의 오스틴 버틀러는 외모도 연기도 

최악중에 최악인데, 도대체 얘를 뭘보고 덜컥 주연으로 뽑아놓은건지 보는 내내 미스테리.


지금까지 본 발연기중에 독보적인 원탑을 자랑하는 오스틴 버틀러. 


말상에 가뜩이나 맹하게 생긴데다, 위기가 왔을때도 평소와 똑같이 붕어빵틀에 찍어낸 표정 연기 작렬하고, 

결정적으로 존재감도 없다. 

배우가 연기를 잘하면 외모같은건 얼마든 커버 가능한데, 얘는 가뜩이나 보기 싫은 녀석이 주연이라면서 

연기는 제일 못하고, 또 분량은 엄청 많아서 수시때때로 나오니 정말 보는 사람 환장하게 만든다.

반지의 제왕에 비유하자면, 공주가 반지 운반자쯤 되고, 윌이 디몬과 싸우는 영웅이 되는건데, 3편에서 퓨리와 

싸우는 장면에서도 뭔가 존재감이 있거나 멋있는게 아니라 폼이 너무 어설퍼서 웃긴다는 생각밖에 안드니 

이거 심각한거지. 


시청자의 시선을 왼쪽으로 유도하는 카메라 구도인데, 현실은 시선이 오른쪽으로 향함. 

주연 배우 선정에 실패한 드라마의 최후.


1편 앞부분은 무슨 영화처럼 그럴듯하게 시작했는데 뒤로 갈수록 점점 연출도 매끄럽지 못하고, 별로 

쓸모없어 보이는 장면은 굳이 넣어서 질질 끌고, 뭔가 여운을 주고 넘어가야 할 중요한 부분은 갑자기 뚝 

끊어지면서 비약이 심한 연출을 보여주는데, 이것도 상당히 짜증난다.

원작의 설정이 꽤 방대한것 같던데, 영화도 아니고 10부작 드라마라면 초반에 나레이션을 넣어서라도 

충분히 설명을 하고 시작할수도 있었을 것을, 이 방대한 설정을 그냥 드라마 진행중에 우겨넣어서 전달하려니 

메인 스토리와 얽히고 설켜서 뭔가 중구난방이고, 한번 봐서는 명쾌하게 정리가 안되는게 치명적인 단점. 

(솔직히 샨나라가 나라 이름인지 종족 이름인지도 헷갈린다. 스토리 텔링 최악이다.)


그리고 긴장감을 유발하는 연출은 무조건 목에 칼을 들이대는건데, 너무 이 짓거리를 남발하다보니 

나중에는 긴장감이 느껴지는게 아니라, 지겨워서 실소가 나온다. 

감독이 예전에 칼든 강도를 만난 경험이 있나본데, 그때 인상이 아주 강렬했나보다. 

면전에서 칼 들이대기, 조금 떨어져서 칼 들이대기, 뒤에서 목 휘어잡고 칼 들이대기...작작 좀 해라.


장편 드라마에 익숙치 않은 뮤비 전문 MTV의 작품이라고 이해를 하려 해도, 캐스팅부터 드라마 구성, 

연출까지 이해가 안가는 것들 투성이다.

화면을 보면 분명히 제작비는 꽤 썼을것 같은데, 왜 이런 망작을 만든건지 도무지 이해불가.

설마 드라마를 그냥 길이만 더 길어진 뮤비라고 생각하고 덤빈건 아니겠지?



3. 어디서 본듯한 설정의 총집합

1) 엘크리스는 실마릴리온의 텔페리온, 라우렐린 설정과 비슷하다. 

2) 엘프도 등장하고, 드라마 전반에 나무가 많이 나오는게 어딘가 반지의 제왕의 로스로리엔을 연상시킴. 

그리고 씨앗 운반자와 그 호위대가 성역을 찾아가는건 반지 원정대와 거의 똑같지 않은가. 

(반지의 제왕에서 드워프 김리로 나왔던 존 라이스-데이비스가 샨나라 왕 에번타인으로 등장.)

3) 알라논이 윌을 처음 만나는 장면은, 반지의 제왕에서 호빗들을 처음 만나던 장면의 아라곤과 아주 흡사하고, 

극중 역할도 아라곤을 연상시키는 면이 많다. 

4) 두목 디몬은 원래 가장 강한 드루이드였는데, 어둠의 힘에 끌려서 디몬이 되었다...이거 어디서 많이 본듯한 

얘기 아닌가? 한마디로 디몬의 두목은 다스 베이더이고, 그에 대적하는 알라논은 오비완, 마법을 배우겠다고 

알라논을 따라다니는 윌은 루크 스카이워커에 대입할수 있겠다. (ㅋㅎㅎㅎㅎ)

그리고 두목 디몬은 반지의 제왕 오크 중 하나를 그냥 빌려온것 같다. 분장이 거의 똑같음.

5) 엘프 나라의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반지의 제왕 리븐델과 비스무리하다.

6) 극중에서 사용하는 지도는 반지의 제왕에서 보던 것과 똑같고, 드라마의 분위기나 색감은 반지의 제왕과 

왕좌의 게임 사이를 계속 오락가락한다.  

7) 2편 마지막에 등장하는 바닷가는, 영화 피아노에서 홀리 헌터가 피아노를 치고, 안나 파퀸이 속옷 차림으로 

춤을 추던 장면의 배경이었던 바로 그 해변. (피아노 정말 괜찮은 영화였는데, 이것도 리뷰 한번 써야겠다.)



4. 장점

무차별로 깠지만, 이 드라마에 장점이 아주 없는건 아니다. 

젊은 배우들을 제외하면, 나머지 배우들의 연기는 꽤 괜찮은 편이고, 알라논 역 마누 베넷은 여러모로 최고다. 

그리고 '화면에 CG를 덕지덕지 발랐어요' 라고 써있는 듯한 티나는 CG이긴 하지만, 어쨌든 화면은 나름대로 

예쁘게 봐줄만한 수준이고. 

그러나 아무리 CG를 쳐발라도 발연기와 미숙한 연출과 중구난방 스토리 텔링을 덮을 수는 없으니, 보고있자면 

처음에는 화가 나다가, 나중에는 얘네들이 돈은 꽤 쏟아 부었나본데 왜 이것밖에 못 만든걸까 하는 애잔함이 

느껴지는 다양한 감정의 스펙트럼을 경험할수 있다. 

오스틴 버틀러만 없었어도 그냥 킬링 타임용으로 끝까지 다 봐줄수도 있었는데. 


 

5. 결론

길게 썼지만, 결론을 말하자면 제 점수는요....별 다섯개 중에 두개도 아깝다.

세상에, 왕좌의 게임을 능가할 환타지라니, 아무리 홍보가 중요해도 양심은 있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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