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 백업들의 반란
경기전 라인업.
박민우는 갓 복귀했고 나성범 제외하면 솔리드한 타자를 찾아볼수 없는 1.5군 라인업.
어제 이겼으니 오늘은 편하게 보자고 경기전부터 반쯤은 포기했는데, 역시나 초구사랑 타선은
장시환한테 완봉을 헌납할 기세로 꽉 막혔고, 이재학은 상한 딸기 모드라 볼질하고 도망다니다가
큰거 한 방 쳐맞는, 안되는 날의 전형적인 패턴을 보여주고 있었음.
이재학이 3점포 쳐맞고 리드당한 4회말, 타자들이 광속 2아웃을 쌓고 꿈도 희망도 없는 상황에서
뜬금없이 터진 박석민의 추격 솔로포.
이게 컸다. 바로 추격하지 않았으면 어제 장시환의 폼으로 봤을때 경기 후반까지 말렸을지도 모른다.
누가 야잘잘 아니랄까봐 복귀하자마자 멀티 안타 때린 박민우. 5회말 2루타.
(비글이의 창원 엔팍 데뷔전)
끈질기게 파울 커트하더니 8구만에 1타점 적시타를 때리는 김태진.
이걸로 한점 더 추격.
원래 2루수인데 박민우한테 밀려서 1군에 자리를 못잡다가 군 제대하면서 외야로 포지션을 확장하고
올해는 1군에서 자주 보이는 김태진.
2루에서도 괜찮은 수비를 보이더니 어제는 우익에서도 무난한 수비를 해줬다.
타석에서 독기있는 모습이 인상적이고, 절실하게 야구하는 친구라 응원하게 되는 선수.
어제 경기는 백업들의 반란이 대박.
6회에는 득점권 상황에서 이우성이 1타점 동점 적시타를 날렸다.
이우성 타석때 덕아웃에서는 양의지 대타 장전중....
드디어 동점이 되고 경기를 뒤집을 찬스가 오니 어제부터 몸이 안좋아서 빠져있던 양의지 출격.
이날이 양의지 플레이어스 데이였는데, 선발이 아니라서 양의지없는 양의지 데이가 될뻔했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팀을 구하러 등장함.
역시나 양의지는 양의지라,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2구째에 역전 적시타를 뚜악.....
담 증세라고 하더니 실은 장염과 몸살 증세가 있어서 전날은 훈련이 끝나자마자 쉬라고 감독이
아예 집으로 보내줬다고 한다.
어쩐지 끝내기나오고 그 난리가 났는데 의지가 안 보인다 했더니....
몸살이 날만한게 기아전에 투수놈들이 발사하는 나로호 받아주랴, 기아의 도루 무한도전을 견제하랴
정신없었고, 1차전은 황당하기 짝이 없는 강진성의 무뇌 플레이를 봤으니 충격받고 드러누울만도 함.
양의지의 역전 적시타에 이어 추가득점을 올린 손시헌의 적시타.
손시헌도 멀티힛이었는데, 노쇠화때문에 이제 타격은 무린가 했더니 그동안은 폼이 덜 올라왔던것 같다.
2루에서 홈까지 전력질주하는 이우성.
이우성의 홈 쇄도때 손아섭의 송구가 빠져서 손시헌, 양의지는 2,3루까지 한 베이스 더 진루.
올해가 선수 생활의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높은 손시헌의 플레이는 이제 하나하나가 전부 역사다.
KBO에서 나이 40될때까지 유격수 자리에서 폼을 유지했던 선수가 누가 있었나.
내가 알기론 손시헌 뿐이다.
또 홈런맞고 동점된 7회, 요즘 제대로 지스틴 터너 모드 가동된 지석훈의 2루타.
지석훈도 멀티힛.
그리고 두번째 역전 찬스에서 통산 1,000번째 안타를 때리고 2타점 추가하는 양의지.
첫번째 찬스에서 적시타 때렸는데 설마 이번에도 칠까 했더니 세상에나 진짜 쳤음.
확실히 쉬고나오면 잘 치는데, 타격 성적 잘 나오려면 팀에서 체력 관리에 신경써야겠다.
지고있던 경기를 뒤집고 슬슬 시리즈 위닝이 보이기 시작하니 신난 덕아웃.
선수단 대표로 나성범이 양의지 영입해달라고 요청했다던데 선수들도 의지뽕 제대로 맞지 않았을까.
작년엔 다른 선수들이 아무리 잘해도 포수 자리에서 경기가 터져버리니까 단체 멘붕하는게 눈에
보일 정도였는데, 올해는 포수가 멱살잡고 경기를 살려내는걸 보게되니 천지 개벽 수준.
7회부터 포수 자리에 들어온 양의지와 마무리 원종현이 경기를 끝냈다.
위닝 시리즈 확보.
경찰청 동기 배터리의 훈훈한 하이파이브.
작년만해도 좀 위태했던 원할매가 올해 살아난건 투수코치 손할배와 포수 양의지 효과려나.
마지막 타석에서 정신나간 볼판정으로 삼진당하고 풀이 죽은 퇘지를 위로해주는 안방마님.
* 호수비
이대호의 장타성 타구가 나옴.
군더더기 없는 수비로 이대호를 2루에서 잡아낸 이우성.
왠만하면 포기했을텐데 아마 주자가 이대호라서 끝까지 포기안하고 수비했을 가능성이....ㅋㅋㅋ
양의지 대신 선발 포수로 나온 신인 김형준의 선행주자 잡기.
올해 처음으로 1군 선발 출장한 김형준은 작년보다 훨씬 안정적인 수비를 보여줬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일단 포수로서의 수비 기본기를 갖췄다는 점은 매우 바람직하다.
(유사 포수놈들은 제발 1군에서 보지말자고)
* 경기 스케치
작년에 타격 전 부문에서 바닥을 긁던 엔씨를 타격 상위권으로 끌어올린 공로자 이호준 타격코치.
(+ 채종범 타격코치)
풀카운트에서 삼진을 피하려던 퇘지, 몸개그하면서 볼넷.
사실 이건 좀 웃픈 상황이다.
요즘 부진하니까 출루 좀 해보겠다고 혼신의 힘을 다해서 뱃을 거둬들이다가 균형을 잃고 자빠짐.
6회에 연속 안타치고 나간 양의지와 손시헌의 친목친목.
예전에 김동주나 이호준이 대타 대기하고 있을때 딱 이런 느낌이었는데 이제 양의지도 고참 포스가...
포수 자리에 앉으면 투수를 안정시켜서 호투를 유도하고
타격은 현재 리그 최상위급인 양의지.
엔씨로 올때부터 양의지가 골드 유니폼(일명 똥니폼) 입은게 보고싶었는데 드디어 소원 풀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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