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주의
쉬어가는 느낌의 7회에 이어서 다시 쫄깃해지기 시작하는 빌리언즈 8회.
협상이 깨진 이후 양측의 치열한 암투가 점점 흥미진진해진다.
7회 마지막에 도니 칸은 Kemlot이라는 생화학 기업의 내부 회계감사 자료를 코너티에게 넘겨줬는데, 코너티는
FBI를 보내 야밤에 도니를 검찰로 잡아오게 만든다.
바비가 Kemlot의 롱 포지션을 잡으면 회계감사 내용과 정반대가 되니, 내부거래의 증거가 될거라는게 도니의
주장인데, 코너티는 자료를 검증해본 결과 바비 액셀로드와 연관됐다는 증거가 아무것도 없다면서 1주일안에
내부 거래 증거를 가져오지 않으면 바비대신 도니를 체포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우왕, 4회에는 메탈리카가 나오더니 8회에는 마크 테세이라가 나오네. 배경이 뉴욕이라 그런가.
척은 아들을 데리고 서커스를 보러갔다가 바비와 마주치고 거북해 하는데, 바비는 척의 아들이 마크 테세이라의
사인을 받을수 있게 도와주고, 두 사람은 잠시 어색한 대화를 나눈뒤 헤어진다.
웬디는 아들을 위해서 잠시 개인 감정은 접어둘수 없었냐고 척을 나무라고, 대화는 이 부부의 경제 상황과
자녀들의 교육 문제로 넘어간다. 웬디가 AXE를 그만둘수 없는 결정적인 이유는 경제 문제인데,
1. 연방 검사장인 척의 연봉이 18만5천달러.
2. 척보다 연봉이 8배인 웬디가 AXE를 떠나 개업을 하면 수입이 척의 연봉 4분의 1수준으로 떨어지고,
아이들을 사립학교에 보낼 여유가 없어짐. (초등학교 학비가 1년에 7만 달러 ㄷㄷㄷ)
3. 척은 아이들을 자기와 아버지가 다녔던 학교에 보내야 한다는 생각을 포기하지 않음.
4. 웬디가 AXE에 맡긴 300만 달러를 빼서 쓰자는 척의 제안에, 웬디는 학비와 집세를 내다보면 5년 안에
여유 자금이 바닥난다면서 거부.
그리고 웬디는 척에게 (고연봉을 받는 로펌으로) 이직하면 자기도 AXE를 그만둔다는 조건을 내건다.
공무원 박봉인건 알았지만, 연방 검사장 연봉이 저 정도라니, 국가에 대한 봉사 정신 아니면 정계 진출을 노리고
맡는 자리라는 말이 맞는것 같다. 그리고 요즘 미드에 교육 문제가 수시로 부각되는걸 보면, 미국의 공교육 붕괴가
엄청 심각하긴 한가보다. 공립학교가 제 구실을 못하다보니 제대로 된 교육을 시키려면 사립학교에 보낼수밖에
없는데 사립학교 학비가 어마무시한 수준이고, 로즈 부부의 고민의 근원도 결국은 자녀 교육 문제.
야밤에 검찰에 끌려온 도니 칸을 목격한 청소부의 제보로 바비는 AXE 직원중에 검찰 정보원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고, 색출 작업을 시작한다. 회사에 공포 분위기를 조성해서 정보원을 초조하게 만들고, 하드 드라이브
덮어쓰기로 증거 은폐가 의심되는 3명을 골라내서 심문.
정보원의 신원이 들통날 위기에 처하자, 척은 코너티에게 정보원을 지키고 싶으면 AXE의 다른 직원에게 누명을
씌우라고 지시하지만, 원리원칙에 충실한 코너티는 척의 지시를 거부한다.
(식당 장면에서 웬 낯익은 밥상이 보인다 했더니 둘이 비빔밥 먹으러 갔다는 설정. 한국인 작가가 포함되어 있어서
그런지, 3회에는 벤 킴이 한국말하는게 나오고 8회에는 한국 음식도 나오고..)
정보원을 지키는 꼼수를 거부하긴 했지만, 도니의 정보원 신분이 위험해지자 코너티도 점점 흔들리기 시작한다.
척은 액셀로드 사건을 자기 뜻대로 좌지우지하기 위해서 코너티 대신 다른 검사에게 액셀로드 사건을 맡기려고
시도하지만, 디줄리오는 정가의 이목이 집중된 사건을 뒤에서 조종하는 것처럼 보이면 안된다면서 반대한다.
한술 더 떠서 청렴성을 강조하려면 차라리 동부 검찰로 사건을 넘기라고 해서 척을 열받게 만듬.
(디줄리오는 법무 차관인지 그냥 법무 장관 보좌관인건지 확실치 않음.)
웬디와의 대화때문인지 척은 뉴욕 최고의 로펌 대표를 만나서 이직에 관한 상담을 하는데, 로펌 대표는 척에게
네이밍 파트너 자리를 비롯한 업계 최고 대우를 제시한다.
(오린 바흐가 코너티에게 제시했던 최저 금액이 140만 달러였으니, 연방 검사장인 척의 가치는 어느 정도일지...)
한편, 3회에 라라가 막으려고 했던 바비에 대한 폭로 자료가 검찰의 손에 넘어간다.
케이트 새커가 친구를 통해 책에서 삭제됐던 원본을 받아 액셀로드 전담팀에 가져옴.
법적으로 문제될 것은 없지만, 지금까지 쌓아왔던 바비 액셀로드의 평판이 단번에 엉망이 될수있는 폭탄급 자료.
척은 이 자료를 디몬다에게 넘기고 기사화하게 만든다.
반쯤 액셀로드에게 넘어간 디몬다에게 계속 특종거리를 안겨줘서 자기 진영으로 넘어오게 하려는 속셈인데, 역시
척과 바비의 싸움 중간에서 제일 이득을 보고 있는건 이 기자 녀석이 맞다니까.
디몬다는 기사를 완성한뒤, 사실 확인을 위해 바비를 찾아간다.
1. 911 당시 바비는 불법적인 거래를 했다는 이유로 파트너들에게 해고당해서 변호사 사무실에 있었음.
2. 첫번째 비행기가 충돌했을때, 바비는 트레이더에게 전화해서 유럽 증권시장에서 항공기 관련주와 미국 호텔주,
운송주의 숏 포지션을 지시함. (테러 여파로 폭락할 종목들)
3. 두번째 비행기 충돌때 바비의 동료들은 전원 사망했고, 근처에 있던 사람들은 전부 구조 작업에 뛰어들었는데
바비 액셀로드는 그 시간에 구조 작업 대신 주식으로 돈벌이에 혈안. (구조작업 참여도 거짓으로 판명)
4. 911 테러 당일 거래로 번 돈과 죽은 파트너들의 자본을 전부 끌어모아서 'AXE 캐피탈'을 세움. 결국 바비는
파트너들의 죽음으로 자기 직업도 지키고, 파트너들의 무덤위에 회사를 세워서 엄청난 부자가 된 셈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죽어나갈때 자기는 테러를 이용해서 돈벌이나 하고 있었고, 동료들의 죽음으로 이득을 봤다는걸
숨기기 위해서 경찰과 소방관, 각종 자선 단체에 돈을 퍼부으면서 이미지 세탁을 해왔다는 이야기.
드디어 바비 액셀로드가 숨기려고 했던 과거가 폭로된다.
이 모든걸 뒤에서 주도한 척은 흐뭇한 표정으로 기사를 읽고
이 사실을 덮으려고 온갖 뒷공작을 했던 라라는 멘붕에 빠짐.
회사 홍보 담당은 반박 성명을 작성하고 변호사는 명예 훼손으로 고소를 준비하지만, 바비는 기사를 인정한다면서
아무런 대응도 하지 말것을 지시한다.
폭로 기사로 인해 모두에게 비난받는 상황에 단골 피자가게를 방문해서 주인에게 위로를 받는 바비.
어찌보면 이 사람도 터놓고 대화할만한 상대도 없는 고독한 인물이라 볼 수도 있겠지만, 안됐다고 봐주기에는
해놓은 짓이 너무 X같아서....
그리고 해결사를 통해 SEC 자료를 뽑아내서 검찰의 정보원을 찾아낸 바비는 '파우치'를 해고한다.
그러나 바비가 입수한건 코너티가 조작한 정보였다. 정보원을 잃는게 두려웠던 코너티는 결국 자기 소신을 꺾고
척의 권유대로 꼼수의 길로 접어듬.
요즘 데어데블을 보는 중인데, 메인 빌런인 피스크의 오른팔 웨슬리가 바로 빌리언즈의 코너티.
두개를 번갈아서 보다보면 같은 배우가 이쪽에서는 악당이고 저쪽에서는 정의구현에 앞장서는 검사로 나오다보니
적응이 안될때가 있다. ㅋㅋ
이기기 위해서는 어떤 수단도 불사하는 척에 비해 코너티는 철저히 법을 중시하는 원리원칙맨인데, 척의 영향으로
코너티도 점점 변해가는것 같다.
자기 소신을 꺾고 무고한 사람에게 누명을 씌운 죄책감에 시달리는 코너티를 자기만의 방식으로 격려하는 척.
"AXE같은 사기꾼 집단에서 일하는 인간중에 무고한 사람은 없지."
"이 정도의 책임감을 보여줬으니 이제 자네를 믿고 일을 맡길수 있겠어."
코너티와의 술자리를 끝내고 귀가한 척은 웬디에게 연봉 9백만 달러의 대형 로펌 일자리를 거절했다고 말한다.
사기꾼 증권맨을 잡아야 한다는 정의감과 의무감, 명예욕 외에 척이 바비 액셀로드에게 집착하는 또 다른 이유는
웬디와 바비의 특별한 관계 때문이다. 결혼전부터 AXE에서 일한 웬디와 바비의 관계는 남녀 관계와는 또 다른
특수성이 있는데, 이 사실을 잘 아는 척은 바비에게 개인적인 경쟁심을 갖고 있는것 같다.
그리고 자기가 연방 검사장 자리에 있는 한 웬디는 AXE를 그만둘수가 없고, 아이들의 사립학교 학비는 결국
바비에게서 나온다는 사실도 척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한 요인이다.
그리고 막판 반전....
도니 칸은 야밤에 인적이 드문 곳에서 몰래 바비를 만나 Kemlot에 대한 자료를 언제 검찰에 넘겨야할지 묻는다.
결국 도니는 검찰에 거짓 정보를 흘리기 위한 바비의 이중 스파이였고, 바비는 검찰이 계속 도니를 정보원으로
믿게 하기위해 거짓 자료에 속는척 하면서 '파우치'를 해고했다.
지난 에피소드에서 도니와 관련된 떡밥을 되돌아보자면....
1. 도니는 회의에서 애플에 투자하자는 황당한 제안을 할 정도로 감이 떨어진 상태. (2회)
2. 이런 도니에게 바비는 거액의 투자 자금과 인력을 제공하면서 기회를 줌. (3회)
3. 폭행 사건에 휘말린 바비를 방문한 도니에게 바비는 '아이들을 위해서 계속 버티라'는 얘기를 한다. (7회)
3회에 바비는 도니에게 '브라이언 도일'이 되라는 얘기를 하는데, 이 얘기는 이번회에 스파이 용의자들을 심문하는
장면에서도 계속 반복된다. 브라이언 도일은 통산 기록이 그저 그런 선수였는데, 78년 월드 시리즈때 주전 선수가
부상당하자 대타로 그 자리를 메꾸고 결국 시리즈 MVP가 된 유틸리티 플레이어.
'루비넥스'건은 누가봐도 내부 거래가 분명하니, 이걸 이용해서 바비가 역으로 검찰에 미끼를 던진것 같고,
도니가 게이라는걸 감안하면 가족을 지탱하는데 경제력은 필수적이니, 절대 바비를 배신할수 없는 입장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7회 도니와 코너티의 대화에서도 바로 이 점을 암시.)
빌리언즈는 그냥 보기엔 좋은데, 예전에 뿌려둔 떡밥을 가지고 무슨 뜨개질하듯 스토리를 이어나가기 때문에
리뷰쓰기가 정말 어렵다. 'Previously on...'을 절대 흘려보면 안되는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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