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20승 1패의 린드블럼 VS 최성영의 매치업이라 안 볼까 하다가 한번 틀어봤는데...
안 봤으면 후회할뻔 했다.
* 최성영 인생투
노히트를 이어가던 최성영이 제일 식겁했던 장면.
4회 오재일의 펜스앞에서 잡힌 초대형 플라이.
이게 넘어갔으면 흐름이 꼬일수도 있었는데 김잠실의 위엄과 공인구 덕분에 위기 탈출.
페르난데스의 타구는 가뿐하게 우익수 플라이.
이렇게 4회 중심 타선을 범타 처리로 넘기고
5회도 전부 플라이로 잡고 3자 범퇴로 노히트를 이어갔다.
계속 맞춰잡다가 삼진 한개 잡음.
6회까지도 계속 노히트.
상대가 린드블럼인데 최성영이 이 정도 호투에 이닝까지 먹어줄 줄은 상상도 못했다.
쓸만한 우타자가 다 빠져나간 두산이 좌완에게 약하다는 소리는 들었지만 이 정도로 공략을 못할줄은...
7회 2사에 최주환한테 안타 맞고 드디어 노히트 깨짐.
투구수 100개 근접하는데 노히트가 깨져서 흔들리는게 아닌가 했는데
마지막 타자를 우익수 플라이로 잡고 100구로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8회에도 나왔는데 대타로 우타자가 나와서 바로 교체됐고, 볼넷2, 1삼진 무실점으로 퀄스플.
역시 야구는 어찌될지 아무도 모른다.
최성영-린드블럼 매치업에서 최성영이 승리하고 린드블럼에게 시즌 2패째를 안겨줄 줄이야.
* 지석훈 솔로포
의지아빠 지석훈의 선취점 올리는 뜬금 솔로홈런.
무려 1,569일 만에 나온 지석훈의 두산전 홈런. (대략 4년...)
홈런 친 지석훈보다 어째 명기가 더 신난것 같냐.
지석훈이 린드블럼 상대로 홈런을 칠줄이야....
초반에 점수를 못내면 상대가 상대인만큼 질질 끌려갈수도 있었는데, 이 홈런으로 기선을 제압하고
경기 흐름을 엔씨쪽으로 가져오는 효과가 있었다.
* 김태진의 투혼으로 만든 점수
자기가 친 타구에 무릎을 정통으로 맞은 김태진.
심각한 부상인것 같아서 교체될줄 알았더니 다시 일어나서 타석에 들어옴.
엔팍 두산전때도 2루 충돌로 실려나갔다가 다음날 눈에 멍든채로 복귀하더니 얘는 진짜 근성이....
이 정도면 아웃되도 이해한다 했는데 바로 안타.
1루에 나가더니 여전히 통증이 있는지 절룩절룩....
여기서 양준혁 해설 1차로 구다주한테 반함.
그리고 이명기의 유격수 땅볼때 2루에서 세입.
김재호가 공 흘리고 약간 버벅대긴 했지만 포스아웃 상황인데 이걸 살다니...;;;
타격 전에 스킵 동작으로 2루쪽으로 접근하다가 타격 순간에 전력 질주.
이걸로 양준혁이 2차로 구다주한테 반함.
김태진이 저 눈빛과 허슬 플레이로 해설자 여럿 홀렸는데 그 명단에 양준혁도 추가됐다.
그리고 박민우의 적시타.
짧은 안타라서 박빙이겠다 싶었는데 빠른 주력과 센스있는 슬라이딩으로 널널하게 세이프.
이야, 태그 피하려고 옆으로 들어가면서 홈만 태그하는 스킬 보소...
예전에 김동주가 이런 사시미 슬라이딩 전문이었는데 그걸 김태진이 보여주네.
김태진을 홈으로 들여보낸 박민우의 세리머니.
보통은 적시타 친 타자가 제일 주목받는 법인데, 이날은 구다주때문에 비글이 묻혔다.
무릎에 파울타구 직격으로 맞고 다리아픈 놈 맞나....
여기서 양준혁이 3차로 반해서, 경기 끝날때까지 김태진 얘기만 함. ㅋ
약간 절룩거리면서도 다음 이닝에 수비하러 나온 구다주.
최성영 인생 경기도 놀랍지만, 이날 경기 최고의 임팩트는 역시 김태진이었다.
* 추가 점수 올린 타자들
대타 모창민의 고급 야구.
2사 득점권이지만 스몰린스키라서 기대 안했는데 뜬금 적시타.
수비도 무난하고 성격도 좋고 팀 분위기도 안 망치고 다 좋은데 타격이 안되서 아무래도 내년에는
못볼것 같은 스몰린스키. ㅠㅠ
* 양의지의 타격왕 굳히기
최근에 타격이 좀 주춤하다 했는데 며칠 쉬고 나오더니 2루타.
4타수 2안타로 다시 0.356으로 복귀.
제목은 굳히기라고 썼지만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아서 사실 결과는 아무도 모름.
수뇌부에 돌이 있어서 어차피 5위 해봤자 와카 한 경기하고 광탈하겠지만, 올해 의지가 35년만의
포수 타격왕 되는건 꼭 보고싶다.
타구 속도가 빠르고 펜스 플레이가 좋아서 2루는 위험할것 같았는데, 특유의 양보르기니 모드에
안면 주루로 2루 안착.
양의지나 김태군이나 둘 다 거북이 이미지인데 차이가 있다면,
김태군 - 느린건 알았지만 상상을 초월하게 느리네
양의지 - 느린줄 알았는데 의외로 빠르네
이 정도가 되겠다.
역대 최고의 공격형 포수였던 이만수급 스탯을 찍고있는 19 양의지.
* 강윤구의 마무리
최성영이 7이닝을 책임져준 덕분에 남은 이닝은 박진우-강윤구로 정리됐다.
최근에 강윤구가 살아난게 불펜 운용에 큰 도움이 되고있음.
의지는 별 생각 없어보이는데, 자기가 먼저 들이대는 융구.
근성이나 허슬을 보면 프로 초년 시절 이종욱과 손아섭을 연상시키는 '구다주' 김태진.
최근엔 이런 독종 스타일이 드물어서 해설자들과 팬들이 더 열광하는지도 모르겠다.
절묘했던 홈 슬라이딩.
눈에 힘주고 있을땐 독종 이미지 쩌는데, 안면 근육 풀리면 또 이미지가 완전히 달라지는 구다주.
박민우한테 따봉.
선수들이 의지한테 많이 의지한다더니만...ㅋ
작년 초에 선발 테스트하다가 후반엔 불펜가서 잘하는 바람에 믹서기 유바지때문에 고생하고, 올해는 땜빵 선발로
시작했다가 슬슬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최성영.
내년에는 선발 라인업에서 이재학 좀 치우고 박진우, 최성영을 선발 고정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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